데이터 비용 마련 위해 과일음료 팔기도 하는 등 고군분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학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난한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8일 데틱뉴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고론탈로주 동부경찰서에는 한 달 전 초·중·고교가 개학한 뒤 매일 학생들이 와이파이를 쓰기 위해 찾아온다.
온라인 수업에 접속하려면 모바일 데이터를 사거나, 인터넷 이용 요금을 내야 하는데, 그럴 돈이 없는 학생들이 경찰서로 등교하는 것이다.
경찰서장은 "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자 매시간 10명씩 번갈아 이용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데이터 비용이 없거나 휴대전화 자체가 없는 학생들도 온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경찰서 인근에 사는 학생들이 오지만, 다른 마을에서도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지난주에는 온라인 수업에 접속할 데이터 비용 마련을 위해 과일 음료를 팔러 다니는 11세 소년 자파르 시딕의 사연이 주목받았다.
서부자바주 수메당군에 사는 자파르는 차가운 음료에 자른 과일을 섞은 '에스 부아'(Es Buah)를 집집이 돌아다니며 판다.
그는 "놀림을 받을 때도 있지만, 부모님과 동생을 돕고 싶기에 부끄럽지는 않다"며 "온라인 수업에 접속할 데이터 비용뿐만 아니라 집세, 전기요금을 내는 데 돈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자파르의 사연이 SNS를 통해 알려진 뒤 수메당군에서 기본 필수품과 현금, 휴대폰을 지원했고, 지역 교육청과 경찰, 개인들도 온정을 손길을 내밀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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