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트럼프 측근, 2016년 대선때 러 정보장교와 협력"

입력 2020-08-19 07:16  

미 상원 "트럼프 측근, 2016년 대선때 러 정보장교와 협력"
선대본부장 지낸 매너포트에 "중대한 위협"…당시 해킹·폭로 연계증거는 못찾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2016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을 돕기 위해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가 러시아 정보 장교와 협력했다고 결론 내렸다.

외신에 따르면 정보위는 이날 2년반 가량 조사를 마치고 공개한 950쪽이 넘는 보고서를 통해 "매너포트가 방첩 활동의 중대한 위협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 측이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바라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캠프에서 해킹한 수천통의 이메일을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하는 등 선거에 개입했음은 특검 수사를 통해 이미 알려진 내용이다.
또 매너포트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이전의 불법 대외 로비를 비롯한 다른 혐의가 드러나 유죄를 인정했고, 재판에서 7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보고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매너포트가 당시 러시아 측의 이메일 해킹과 공개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러시아 정보 장교인 콘스탄틴 킬림닉과 긴밀히 협력했다고 판단한 것이 새로운 부분이다.
이는 매너포트가 해킹 및 공개에 연결됐을 의혹을 제기하지만 보고서는 이를 입증할 직접 증거를 확보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칼림닉은 매너포트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작업할 때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며 두 사람은 2016년 대선과 그 이후까지 지속하는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매너포트가 킬림닉, 러시아 정보요원과 연결된 다른 러시아인과 관계했다는 것은 러시아가 미 대선캠프의 상부와 연결 통로를 직접 개발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폭탄 같은 결론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민주당과 연계된 컴퓨터 네트워크와 계정을 해킹하고 클린턴 후보에게 피해를 주는 정보를 누설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을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매너포트의 역할과 접근성이 러시아 정보당국에 기회를 만들었다고 봤다.

보고서는 해킹 이메일을 공개한 위키리크스가 당시 클린턴 후보와 경쟁하던 트럼프 대통령을 도우려는 러시아 측의 노력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으며, 자신이 러시아 정보기관에 도움을 주고 있음을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어산지와 위키리크스가 러시아 정부의 지원으로부터 이득을 봐 왔다는 중대한 징후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앞서 로버트 뮬러 특검은 2016년 러시아 측과 트럼프 캠프의 공모 의혹에 대한 2년여 걸친 수사를 진행해 러시아 측이 대선에 개입했다고 결론 내면서도 트럼프 캠프와 공모한 의혹에 대해서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정보위 보고서에 대해 "킬림닉이 러시아 정보요원이었고, 매너포트의 행위가 중대한 위협이었다는 판단이 새로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맞붙는 11월 대선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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