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1인 연설→차세대 '라이징 스타' 17인 '화상' 동시등장…다양성 표방
30대 성소수자 샘박 조지아주하원의원…스테이시 에이브럼스도 좌장격 참여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18일(현지시간) 이틀차 전당대회는 기존의 기조연설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실험으로 막을 열었다.
1명에게 연설 기회가 주어졌던 그간의 형식을 탈피, 각 분야의 차세대 리더들 가운데 선발된 다양한 이력과 인종 출신의 '라이징 스타' 17인이 함께 '화상'으로 등장하는 '합동 기조연설'이 그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4년 민주당의 보스턴 전당대회에서 '인종과 관계없이 미국인은 모두 하나'라는 내용의 기조연설로 단숨에 전국적 인물로 발돋움하는 등 신인 정치인의 등용문이 됐던 바로 그 자리이다.
이날 기조연설은 참여자들이 돌아가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초래한 보건·경제 위기를 비판하고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끌 미래에 대한 지지와 희망을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전파를 탄 것은 총 13분21초 짜리의 동영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치러진 화상 전대로 인해 전국 각지 각자의 활동공간에서 개별적으로 찍은 동영상을 연결해 편집한 방식으로 선보인 이날 '합동 기조연설'에는 한인 이민 2세 변호사인 샘 박(한국명 박의진·34·101 선거구) 조지아주 하원의원도 참여,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이날 '공개적으로 게이인 사람이자 조지아 주의회 의원'으로 소개한 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매우 아플 때 무력감을 느껴왔다"며 "건강보험에 대한 접근권은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고 전국민건강보험법(ACA·오바마케어) 혜택으로 치료를 받은 것을 계기로 건강보험 접근권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출마를 결심한 바 있다.
2016년 11월 선거에서 3선의 현역 공화당 후보와 맞붙어 이기면서 정계에 입문했으며 조지아 주의회 내 첫 공개적 성소수자 의원이기도 하다.
이들 '라이징스타'는 "우리 모두를 찾는 한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조 바이든"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에 시도된 새로운 포맷에 대해 "다른 형태의 전당대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합동 기조연설은 2018년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서 석패, 이번에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군에 거론되기도 했던 조지아 주의회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전 하원의원이 등장, 바이든에 대해 지지를 호소하자 나머지 참석자들의 영상이 이를 에워싸며 동시 활짝 웃는 얼굴로 끄덕이는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에이브럼스 전 하원의원은 "우리는 조 바이든과 함께 서 있다. 이는 단순히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는 것에 관한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국을 위해 승리하고자 이 일을 하는 것이다. 이것을 완수하자"라고 강조했다.
주최측은 행사 후 "오늘 기조연설은 차세대 정당 지도자들로부터 영향력 있고 다양한 목소리를 토대로 나라의 이 절체절명 순간을 이끌어가겠다는 하나 된 약속을 모아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주최측은 행사에 앞서 "이번 전대에는 전통적인 형태의 기조연설은 없을 것이다. 대신 민주당은 노장들이 무대에 오르는 같은 날 젊고 유망한 인사들을 부각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라이징 스타'에는 다양한 이력과 인종 출신의 시장과 연방 하원의원, 주 상원의원 및 하원의원 등이 선정됐다. 미국 인디언 원주민 나바호 자치구의 조너선 네즈 대표 등도 포함됐다. 민주당이 표방하는 다양성과 미래 지향성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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