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부인 신디 여사, 사실상 바이든 지지
첫날도 공화당 유력인사 4명 '깜짝영상'
레이건·부시측도 '트럼프 선긋기'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인사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당대회 둘째 날인 18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여사가 나섰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파월은 이날 연사로 나와 "바이든은 독재자나 폭군들의 아첨이 아닌 우리의 외교관들과 정보당국을 신뢰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우리 모두가 거수경례할때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OTC로 시작해 4성 장군까지 오른 파월은 지난 6월 "나는 분명히 올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다"며 '바이든 지지'를 공식화한 바 있다.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여사는 "남편과 바이든의 각별한 우정"에 대해 언급했다.
신디 여사는 영상에서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해외 출장에, 자신의 남편이 군사 분야 조언을 위해 동행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자택 마당에서 두 가족이 모여 피크닉을 했다면서 "두 사람이 앉아서 얘기하고 농담하는 것을 보면 마치 코미디 쇼를 보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신디 여사는 명확하게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양측의 우정을 소개하는 것으로 사실상 바이든 전 부통령에 힘을 보탰다고 미 언론들은 평가했다.
전당대회 첫날인 전날에도 공화당 유력 인사 4명이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4년 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였던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는 "평생 공화당원이었고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의 유산이 자랑스럽지만 지난 4년은 이 원칙에 어긋났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전 뉴저지 주지사, 공화당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였던 멕 휘트먼 퀴비 최고경영자(CEO), 수전 몰리너리 전 뉴욕주 하원의원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바이든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별도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국토안보부 장관 비서실장을 지낸 마일스 테일러는 '트럼프에 반대하는 공화당 유권자들'이라는 단체가 공개한 광고영상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을 독려했다.
고위직 공화당원들이 이끄는 일명 '링컨 프로젝트'도 반(反)트럼프 여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공화당 출신 첫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이름을 딴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켈리언 콘웨이의 남편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변호사 조지 콘웨이, 정치광고 전문가 릭 윌슨 등이 주도하고 있다.
공화당이 배출한 고(故) 로널드 레이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측도 트럼프 대통령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선캠프가 트럼프 대통령과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들어가 있는 2개의 황금색 주화 한정판을 만들자, 레이건 재단은 불편한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 시절 행정부 관료들은 반(反)트럼프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바이든을 위한 43 동창'을 만들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운동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슈퍼팩은 한도 없이 자금을 모아 쓸 수 있는 외곽 후원조직이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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