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도 낮은 수술 연기…입원·외래 예약 덜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주요 대학병원이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의 '무기한' 파업을 앞두고 예약 환자 규모를 줄이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전공의 파업이 예고된 21일부터 일부 외래진료와 입원 예약을 소폭 감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해 21일부터 연차별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21일 인턴과 레지던트 4년차, 22일 레지던트 3년차, 23일 레지던트 1년차와 2년차까지 사흘에 걸쳐 모든 전공의가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대전협은 7일 집단휴진과 야외집회 등 1차 단체행동에 이어 14일에는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에 참여하는 2차 단체행동을 벌였다. 이번이 3차 단체행동이다.
전공의들은 병원 내에서 교수의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어 파업이 무기한 이어질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의사 1천800명 중 전공의가 약 500여명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7일, 14일과 마찬가지로 진료과별로 인력 운용을 위한 세부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며 "응급 정도가 낮은 수술은 연기하고 일부 외래 진료와 입원 예약도 줄여서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상급종합병원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루에 그쳤던 1, 2차 전공의 단체행동과 달리 장기화할 경우 단기 인력 재배치로는 업무 공백을 감당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은 일부 환자의 입원을 연기하고, 21일부터 22일까지 외과에서 진행하기로 예정돼 있던 수술을 연기했다. 수술을 보조하는 전공의들의 공백이 가시화한 데 따라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진료과별 상황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했던 것처럼 인력을 재배치하고 입원전담전문의를 활용해 환자 진료에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며 "실제 무기한 이어질 경우 필요에 따라 진료나 수술 등을 줄이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예정된 수술을 변경하거나 취소하지는 않았다. 전공의 3차 집단행동이 예고됐을 때부터 해당 날짜에 급한 수술을 잡지 않으면서 일정을 조정해왔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 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병원도 더러 있어 우려할 만한 환자 피해는 없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서울대병원은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 업무를 맡은 인력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외 전공의들은 대부분 파업에 참여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무기한 파업을 통보받고 내부에서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며 "우선 필수인력은 남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무기한 파업 이후 전문의 시험 거부 선언, 사직서 작성 등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달 26일로 예정돼있는 의협의 2차 총파업에도 동참한다. 현재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도입 등에 반대하고 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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