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서 썩기를"…40여년 전 '골든 스테이트 킬러' 범죄행각 증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그는 악마의 화신이자 사악한 괴물입니다"
40여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공포에 떨게 한 연쇄 살인마와 그의 잔혹한 범죄에서 살아남은 초로의 피해자들이 법정에서 대면했다고 19일(현지시간) 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피해자들은 전날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카운티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해 '골든 스테이트(캘리포니아주) 킬러'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의 범죄 행각을 증언했다.
드앤젤로는 1970∼80년대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여성 50여명을 성폭행하고 13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난 6월 법정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피해자들은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법원에 나온 드앤젤로를 마주한 채 평생의 악몽으로 자리 잡은 40여년 전의 사건을 진술했다.
피해자들은 그날의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고, 일부는 드앤젤로를 노려보며 "지옥에서 썩기를 바란다"며 저주와 욕설을 퍼부었다.
드앤젤로는 변호사 옆에 조용히 앉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1976년 드앤젤로의 강간 범죄 피해자인 패트리샤 머피는 딸이 대독한 법정 진술을 통해 "그날 밤은 나를 영원히 바꿔 놓았다"며 평생의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술과 마약에 의지해 그 기억을 애써 잊으려 했지만 내 인생에서 기쁨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드앤젤로는 영혼이 없는 사악한 괴물"이라고 말했다.
머피의 딸은 "드앤젤로를 용서할 수 없다. 그는 지옥으로 갈 것"이라며 가슴 속에 담아왔던 분노를 한꺼번에 터트렸다.
44년 전 드앤젤로에게 어머니를 잃은 피트 슐츠도 "드앤젤로가 어머니에게 만행을 저질렀다"며 "그는 끔찍한 괴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리스 해너맨은 법정 진술서를 통해 "악마의 화신이 집에 침입해 나를 죽이겠다고 위협하며 강간했다"며 "내 삶은 그날 이후로 돌이킬 수 없이 바뀌어버렸다"고 말했다.
드앤젤로의 연쇄살인 사건 당시 수사관이었던 캐럴 데일리는 "악몽은 끝났다"며 "이제는 드앤젤로가 어둠 속에서 영원히 홀로 남아 있게 됐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의 증언은 20일까지 진행되며 법원은 21일 드앤젤로에게 종신형을 선고할 예정이다.
앞서 드앤젤로는 검찰과 양형 협상에서 사형 대신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자신의 모든 범죄를 시인했다.
드앤젤로는 40여년간 꼬리를 감춰오다 최첨단 수사기법인 DNA 족보 분석을 통해 지난 2018년 검거됐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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