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군함, 미중 우발충돌 우려 고조 속 대만해협 통과

입력 2020-08-20 10:02  

미 군함, 미중 우발충돌 우려 고조 속 대만해협 통과
올해 7번째로 월례화…중국 "극도로 위험한 행동" 반발
"중국, 구축함 보내 미 군함 통과 감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 해군 함정이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된 대만해협을 또 지나갔다.
20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에 따르면 7함대 소속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인 머스틴함이 전날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태평양함대는 "미 해군의 가장 큰 함대인 7함대는 안정을 증진하고 분쟁을 방지할 것"이라며 "국제법이 허용하는 어느 곳에서라도 비행·항해하고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군 당국은 머스틴함의 대만해협 통과 사실을 확인했지만 자세한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중국은 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 일대를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성명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파괴하고 대만해협을 어지럽히는 어떤 행동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을 줘 극도로 위험하다는 것을 경고한다"며 "(동부)전구 부대는 시시각각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고 국가 주권을 단호하게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연합보는 중국군과 대만군이 각각 구축함과 호위함을 보내 머스틴함의 대만해협 통과를 주시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미국 군함은 올해 들어서만 총 7번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거의 월례 행사로 굳어진 미 해군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 행위는 대만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과시하는 무력시위 성격이 짙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중 관계가 신냉전 수준으로 악화한 가운데 양국은 대만 주변 바다와 하늘에서 군사 활동 빈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의 군사적 긴장도 역시 부쩍 높아졌다.
인민해방군은 최근 이례적으로 대만의 남북 쪽에서 동시에 군사 훈련을 진행하는 등 대만 압박 강도를 높였고, 대만 역시 이에 맞서 대규모 방공 훈련에 나서는 등 군사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1979년 미국과 대만의 단교 후 미국 최고위급 인사인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만을 방문한 지난 10일에는 중국 전투기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실질적인 경계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하는 일도 벌어졌다.
최근 대만 군 당국이 실제 무력 충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각 군에 중국군을 선제 공격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그만큼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 상황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국제사회에서는 남중국해와 더불어 대만해협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미국과 중국 간의 우발적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최근 중국과 대만이 충돌 직전까지 갔던 1996년 대만해협 위기 이래 대만해협에서 무력충돌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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