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깨고 여성부통령 고지 성큼…미언론 "역사적 지명" "역사 만들었다"
여동생·조카·딸 '여성3인' 화상 등장…수락연설서 "트럼프 리더십 실패" 심판론
민주 정·부통령 후보 확정…내주 공화당 전대 후 본선 맞대결 막올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이 19일(현지시간) 사흘째 전당대회에서 카멀라 해리스(55)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이 전날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된 데 이어 러닝메이트 지명절차도 완료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및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맞대결을 벌일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 티켓이 확정됐다.
민주당 전대 의장인 베니 톰슨 하원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화상으로 진행된 이날 전대에서 해리스 의원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다고 선언했다.
직후 여동생 마야와 조카 미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첫 결혼에서 얻은 딸 엘라 엠호프 등 여성 3인이 화상으로 등장, 축하를 건네며 기대를 표했다.
CNN방송은 "이번 후보직이 갖는 역사적 성격을 감안, 해리스는 그녀와 가장 가까운 3명의 여성에 의해 공식적으로 지명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해리스 의원은 유리천장을 깨고 미 대선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 자리에 오르며 고지에 성큼 다가섰다.
당선되면 미 헌정 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자 첫 흑인 부통령의 탄생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세우게 된다.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 언론은 해리스 의원이 "역사적 지명"을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해리스 의원이 부통령으로 지명된 첫 유색인종 여성으로서 오늘밤 역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해리스 의원은 후보 지명 직후 수락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의 리더십 실패가 생명과 생계를 희생시켰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변곡점에 놓여있다"며 "흑인이든 백인이든 라틴계든 아시아계든 원주민이든 우리가 공통으로 원하는 미래를 이뤄가기 위해 우리 모두를 한데 통합시킬 대통령이 필요하다. 조 바이든을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11일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에 해리스 의원을 낙점 발표한 바 있다.
해리스 의원은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1964년 10월 태어났다. 따라서 아시아계로도 첫 여성 부통령 후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검사 출신으로, 2010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흑인과 여성을 통틀어 처음으로 법무장관에 선출됐고, 2016년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해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TV토론에서 인종 차별 문제를 고리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저격, 전국적 지명도를 높였으나 지난 연말 중도하차 후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해리스 의원은 지난 12일 바이든 전 부통령과 동반출격, 낙점 후 처음 한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실패한 정부라고 공격하는 등 저격수를 자임, 심판론과 정권교체론을 부각하며 돌풍을 일으켜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버서(birther·오바마 전 대통령이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어서 피선거권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 음모론을 옹호한데 이어 해리스 의원에 대해서도 음모론을 부추겼다 물러선 바 있다.
민주당이 대통령·부통령 후보를 공식 확정지음에 따라 11월3일 대선을 앞두고 내주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펜스 부통령이 공식후보로 지명되면 남은 70여일 동안 본격 맞대결이 막을 올린다.
이날 진행된 사흘째 전대는 해리스 상원의원의 수락연설로 막을 내렸다.
민주당은 이어 20일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듣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하며 나흘간의 전대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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