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연기…조코위 퇴임 전 1단계 이주 어려워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에 신수도를 건설하는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첫 삽도 못 뜨고 내후년까지 연기될 수 있다고 담당 장관이 밝혔다.
20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수도 건설을 위해 올해 3월 관련법 발의, 7월 착공, 2024년 1단계 이주를 목표를 세웠지만 3월부터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법안 발의도 못 하고 모든 게 미뤄진 상태다.
수하르소 모노아르파 국가개발기획부(Bappenas) 장관은 "인도네시아가 코로나 사태의 긴 터널 끝 불빛을 볼 때까지 신수도 정부청사 건립이 보류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과 전날 인터뷰에서 말했다.
국가개발기획부는 신수도 건설 마스터플랜(종합계획)을 담당하고 있다.
수하르소 장관은 "우리는 코로나 사태 극복과 경제회복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며 "정부가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2억7천만명 인구에 배포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기에 신수도 기공식은 2022년 또는 2023년까지 연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네시아의 국영 제약사인 바이오 파르마는 중국 시노백과 손잡고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을 이달 11일부터 서부 자바 반둥에서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는 내년에 시노백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정부 예산을 투입해 시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메라 뿌띠'도 내년 중반 완성을 목표로 한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작년 8월 26일 신수도를 동칼리만탄에 건설하겠다고 발표하고, 10월 20일 두 번째 5년 임기를 시작하면서 수도 이전을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조코위 대통령은 신수도에 대통령궁, 국회, 대법원까지 모두 새로 짓고,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해인 2024년에 1단계 입주를 하겠다고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지만, 코로나 사태라는 암초에 걸려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OCBC은행 이코노미스트 웰리언 위란토는 "통상적으로는 이런 큰 프로젝트가 경제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지만, 현재로서는 코로나 대응이 더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경제금융발전연구소(INDEF)의 에니스리 하르타티는 "경기침체가 내년 중반까지 정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신수도 이전을 논하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비록 코로나 사태로 신수도 건설 사업이 늦어지지만, 그 기간에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정부 이전계획·로드맵·재원 조달방안 마련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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