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 유급휴직 유지키로…하반기 전망은 어두워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정부가 20일 항공업에 대한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 기간과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조짐으로 국내선 수요 위축이 우려되는 데다 지원금 지급 기한도 2개월 연장에 불과해 대규모 인력조정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과 티웨이항공[091810]은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이 60일 추가됨에 따라 종전과 같은 유급휴직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두 곳은 이달 말로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한이 만료될 것에 대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진에어[272450]와 에어부산[298690]도 유급휴직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날 고용부는 18∼20일 고용정책심의회 결과 내달 15일 종료 예정이었던 특별고용지원 업종의 지정 기간을 내년 3월말까지로 연장하고, 특별고용지원 업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도 현행 180일에서 60일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CC 업계는 일단 발등의 불을 끄게 됐다며 안도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걱정했던 9월 대량 실업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며 "힘든 상황에 처한 항공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이 만료되는 11월 이후다. 이날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제주항공 등은 10월 말에, 에어부산은 11월 중순에 각각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이 끝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규모 인력 조정 등 대량 실업 사태가 2개월 늦춰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고정비, 특히 인건비 비중이 큰 항공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2개월 뒤 고용유지지원금이 중단될 경우 현금 유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부문의 활약으로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지만, 여객 수요 중심인 LCC는 국내선에서의 출혈 경쟁으로 적자 폭을 키운 데다 하반기에도 여전히 업황이 어두운 상태다.
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67.3%까지 떨어졌던 국내선 탑승률은 여름 성수기 등의 효과로 이달 첫째주 83.8%까지 올라 작년 같은 기간보다 도리어 5.5% 늘어났다.
항공협회 관계자는 "국내선 운송 실적은 LCC의 공급 확대 등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특가항공권 등 불가피한 출혈 경쟁으로 수익 개선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며 그나마 LCC가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선마저 수요가 위축될 수 있어 여전히 LCC 업계의 시름이 깊다.
이에 따라 정부의 지원금이 끊기게 될 11월 이후에는 무급 휴직 전환은 물론 대규모 구조조정을 비롯한 실업 대란이 불가피하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LCC 관계자는 "여전히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항공사마다 자구책을 마련해 현 시기를 버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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