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출신 前안보당국자 70명 바이든 지지…脫트럼프 반란 가속

입력 2020-08-21 09:07   수정 2020-08-21 15:38

美공화출신 前안보당국자 70명 바이든 지지…脫트럼프 반란 가속
공화당 행정부 몸담았던 인사 집단성명…"트럼프 위험, 중단시켜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공화당 행정부 출신 전직 국가안보 당국자 70여명이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20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집단적으로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확정하는 이번주 전대 이벤트를 계기로 공화당 출신 인사들의 이탈이 확산하며 '탈(脫)트럼프' 반란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성명에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 조지 W. 부시, 조지 H.W. 부시,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 몸담았던 국가안보 당국자 출신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더럽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와 맞교환하고 싶어했다고 지난 19일 폭로한 커스텐 닐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 시절의 마일스 테일러 비서실장을 비롯,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네그로폰테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이 포함됐다고 더 힐이 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모든 미국 국민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현명하게 국정운영을 하길 바랐지만, 그는 자신들의 신념을 그에게 맡긴 수백만 유권자들을 실망하게 했으며 재임하기에는 위험하게도 부적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법의 지배를 약화했으며 우리의 군대와 정보기관, 외교관들을 폄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은 나라를 이끌어갈 기개와 경험, 기질을 가졌다고 믿는다"고 지지를 거듭 표명했다.
이들은 "우리 중 일부는 조 바이든 및 그의 정당과 다른 정책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추후 정책적 차이를 토론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으로선 우리나라의 가치와 제도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을 중단시키고 우리 민주주의의 도덕적 기반을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이날 성명에 이름을 올린 테일러 전 국토안보부 장관 비서실장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17일 공개된 바이든 지지 영상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날 성명은 '미국 우선주의'에 기댄 트럼프 대통령의 신(新)고립주의가 외교안보 분야에 미친 역작용에 대해 안보당국 출신 인사들 사이에 우려가 확산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노선은 동맹 경시와 자국 우선주의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내 미국의 리더 위상 약화 등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서 전당대회 둘째 날인 18일에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찬조연설자로 나서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공개 선언하는 등 이번 전대 기간 공화당 출신 인사들의 '트럼프 비토' 기류가 공개적으로 분출된 바 있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여사도 이번 전대에 찬조연설자로 등장했다.
전당대회 첫날인 17일에는 4년 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였던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를 비롯, 공화당 출신 인사 4명이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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