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3대 대형 은행(메가 뱅크)의 하나인 미즈호가 종이통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신규 고객에게 내년부터 1천엔의 수수료를 물린다.
이 수수료에 소비세(10%)가 붙기 때문에 종이통장을 원하는 신규 고객의 실제 부담액은 1천100엔(약 1만2천원)이 된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즈호은행은 내년 1월부터 70세 미만 고객이 새로 계좌를 틀 때 종이통장 발급을 희망할 경우 건당 수수료로 1천엔을 받기로 했다.
일본 3대 은행 가운데 종이통장을 유료화하는 것은 미즈호가 처음이다.
다른 메가 뱅크인 미쓰비시(三菱)UFJ와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의 경우 디지털 통장으로 바꾸는 고객에게 현금 선물을 주는 캠페인을 펼치는 등 디지털 통장으로의 전환에 힘을 쏟고 있지만 종이통장 유료화 방침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미즈호의 종이통장 유료화 결정은 스마트폰이나 개인용 컴퓨터(PC)로 거래하고 관련 명세를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통장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미즈호는 다만 종이통장을 많이 사용하는 현실을 고려해 이미 계좌를 보유한 기존 고객이나 스마트폰 이용률이 낮은 70세 이상 신규 고객에게는 무료 발급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고객은 현재 보유한 통장의 기재 여백이 없어 새로 발급받을 때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미즈호는 원칙적으로 모든 고객에게 디지털 통장을 제공하고 종이통장은 희망자에게만 발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맞춰 디지털 통장의 입출금 명세를 최장 10년간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했다.
또 매년 1월 말 기준으로 1년 이상 거래 실적이 없는 통장을 자동으로 디지털 통장으로 바꾸고 해당 고객이 종이통장 발급을 희망하는 경우에만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일본에서 종이통장 제작에는 인쇄비와 인지세 등을 포함해 개당 500~600엔(약 5천600~6천700원)이 든다.
미즈호는 유료화 조치로 연간 약 80만건의 신규 계좌 가운데 70%가 종이통장을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즈호는 2천400만개의 기존 계좌 중 일부도 디지털 통장으로 전환하는 등 통장의 디지털화로 연간 절감 비용 규모가 10억엔(약 112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언론은 미즈호가 먼저 시작한 종이통장 유료화 움직임이 은행권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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