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서 CBPR 독립 주장…"데이터 유통 규칙서 中 배제 의도"
CBPR 참여한 한국, 미중 디지털 대립 와중 줄타기 가능성도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미국이 국경을 넘는 데이터 유통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국경간 프라이버시 규칙'(CBPR)의 개정을 제안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은 지난 6월 열린 APEC 실무자 회의에서 CBPR를 APEC에서 독립시켜 브라질 등 APEC 비회원국도 참가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주장했다.
이는 APEC 가맹국이지만 CBPR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는 중국을 데이터 유통 규칙에서 제외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데이터를 중국이 흡수하는 사태를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진단했다.
국경을 넘는 데이터의 활용은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다. 인터넷 통신판매 결제 데이터를 토대로 한 디지털 광고 배포나 수출한 자동차 주행 데이터를 사용한 자동차 운전기술 개발 등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은 자국민의 개인 정보를 국외로 반출하는데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다.
이에 APEC은 2011년 국경을 초월해 데이터 이전을 가능케 하는 CBPR이라는 규칙을 만들어 이 규칙에 따른 인증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국외 개인 정보 반출을 허용토록 하고 있다.
CBPR에는 현재 미국 이외 한국, 일본, 멕시코, 캐나다,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대만, 필리핀 등 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등 중국산 제품을 배제하고, 중국의 소셜미디어 '틱톡'의 사업 매각을 요구하는 한편, 국경을 넘는 데이터 유통 규칙에선 CBPR를 활용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중국도 독자적으로 데이터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 검열을 강화해 미국 구글 등을 중국 내에서 사실상 배제하고 있다.
CBPR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은 국제 데이터 유통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에 직면해 또다시 줄타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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