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고려인(옛 소련권 토착 한인)들의 러시아 이주 150주년을 기리기 위해 연해주(州) 블라디보스토크에 건립된 기념비 옆에 한글 안내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러시아 연해주 고려인 연합회는 21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도심 중심가에 있는 포그라니치나야 거리 자매결연도시공원에 있는 '고려인 러시아 이주 150주년 우호친선비' 왼편에 한글 안내판을 설치했다.
안내판에는 '한인(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기념하는 우호친선비'라는 내용의 글귀가 적혀있다.
설치 행사에는 발렌틴 박 고려인 연합회 회장과 오성환 주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 고려인들이 참석했다.
한복을 입은 고려인들이 우호친선비 앞에 꽃다발을 바치기도 했다.
앞서 고려인 연합회는 1940년대까지 한인 거리로 불렸던 포그라니치나야 거리 인근에 2015년 우호친선비를 세웠다.
고려인의 러시아 이주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발렌틴 박 연합회 회장은 "우호친선비는 고려인들이 역사의 물결을 타고 여기(연해주)에 정착한 것과 1937년 강제이주의 아픔을 모두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까지 우호친선비를 설명하는 글귀가 모두 러시아어로 쓰여져 있어 한국인 관광객들로부터 사실상 외면을 받아왔다.
오성환 총영사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기념비의 존재 자체를 아예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많았다"면서 "한글 안내판 설치는 많은 분이 기념비의 의미를 되새길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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