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3일 순차 파업 이어지며 단체행동 나서
26일 의협 2차 총파업, 전임의·봉직의 가세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는 모든 연차의 전공의들이 23일 업무에서 손을 뗐다. 복귀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무기한' 파업이어서 대형병원의 의료공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26일로 예정된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의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에는 전공의뿐만 아니라 전임의, 봉직의 등도 가세할 전망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급속하게 재확산하는 속에 의료대란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크다.
◇ 전공의 이어 전임의·봉직의 등도 파업 가세
의료계에 따르면 21일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 22일 3년차 레지던트에 이어 이날 1년차와 2년차 레지던트까지 파업에 참여했다.
응급의학과는 병원에 따라 상황은 다르지만 이미 21일부터 모든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이로써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모든 전공의가 병원 밖으로 나와 단체행동을 벌이고 있다.
전공의의 업무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임의, 봉직의, 개원의 등 의사 전 직역이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의료시스템이 멈출 위기에 처했다.
대한전임의협의회는 24일부터 차례로 단체행동을 시작해 26일에는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전임의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임의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병원에서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임상강사, 펠로 등을 말한다. 집단휴진에 참여한 전공의의 업무 공백을 메꿨던 인력이어서 전임의들마저 파업에 참여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역시 봉직의들의 '투쟁'을 공식화했다. 봉직의는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사를 일컫는 말로, 의사 직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예비 의사들인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은 국가의사시험 거부, 동맹 휴학 등으로 의사 표시를 진행 중이다. 국시 거부로 인해 내년 초 3천여명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 "문제는 이제부터…진료 차질 불가피"
주요 병원은 전공의 파업에 따라 수술과 진료, 당직 일정 등을 조정하고 예약을 줄이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진료 차질은 불가피하다.
특히 무기한으로 예고된 전공의 파업이 병원에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장기화할 경우를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마저 자리를 비우면 교수급 의료진이 남아 수술과 진료, 당직 등을 모두 소화해야 하기에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빅5 병원 관계자는 "집단휴진이 길어지면 남아있는 의료진의 업무 피로도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26일에는 전임의들도 파업에 참여한다고 해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가늠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선별 진료소 등의 업무에 의료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1일 파업으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코로나19 검사 단순 희망자에 대한 검사 업무를 중단하기도 했다.
다만 의협과 대전협 등이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 만큼 우려할 만한 대란은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지난번 단체행동 동안 분만, 응급, 중환자 치료 등의 필수적인 기능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필수의료 유지의 원칙은 앞으로의 단체행동에서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대전협 역시 "단체행동 중에도 코로나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선별진료소 등 방역 인력이 필요한 곳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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