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정권교체 위해 2022년 대선후보 내지 않을수도"

입력 2020-08-22 01:16  

브라질 룰라 "정권교체 위해 2022년 대선후보 내지 않을수도"
정권교체 최우선…여론조사 통해 야권서 유력 인사 나오면 지원 의사 밝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2022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당은 1989년 대선부터 꾸준히 후보를 냈으며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집권에 성공한 바 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좌파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전날 'TV 민주주의'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2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노동자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를 통해 야권의 다른 정당에서 유력한 인사가 떠오르면 노동자당은 별도로 후보를 내지 않고 그를 지원할 것이라면서 이를 '야권 대타협'으로 표현했다.
그는 "노동자당이 대선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는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면서 "그럴 경우 노동자당은 부통령 후보를 내거나 다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브라질 뉴스포털 UOL과 인터뷰에서 자신은 2022년 대선에서 후보로 나서지 않고 다른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2018년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같은 해 4월 7일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룰라는 수감 상태에서도 대선 출마를 위한 법정 투쟁을 계속했으나 연방선거법원은 2018년 8월 31일 판사 7명이 참석한 특별회의를 열어 6대 1 다수 의견으로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판결에는 형사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피샤 림파'(Ficha Limpa: 깨끗한 경력) 법령이 적용됐다.
이후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이 룰라를 대신해 대선후보로 나섰으나 그해 10월 말 대선 결선투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패했다.
이후에도 룰라 전 대통령은 노동자당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등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오는 11월 지방선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1차 투표는 11월 15일이고, 시장·부시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같은 달 29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올해 지방선거는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된다. 2018년 대선에서 '우파 돌풍'을 일으키며 승리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2022년 대선에서 재선 시도가 가능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좌파 진영은 지방선거를 통해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을 앞세워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2018년 대선 패배 등을 거치며 위축된 당세를 회복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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