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사태 속 "위협에서 가족·이웃 지키기 위해"…과잉경호 지적도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로리 라이트풋 미국 시카고 시장(58·민주)이 자택 인근에 경찰 100여 명을 배치해 논란이 일었다.
2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카고 경찰은 최근 도심 북서쪽 로건스퀘어지구에 있는 라이트풋 시장 자택에 경호를 대폭 강화하고 경찰관을 대거 투입해 주민과 경찰 노조 등의 반발을 샀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라이트풋 시장 자택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인 데 이어진 일이라며 경찰은 해산 명령에 따르지 않는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내가 받은 위협, 내 집과 내 가족에게 가해진 위협을 고려해 내려진 결정"이라며 "사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위협의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라이트풋 시장은 "내 아내와 열두살짜리 내 딸과 내 이웃들이 이런 일을 겪어야 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이웃을 안전하게 지키고 집에서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방검사 출신의 정치 초년병 라이트풋 시장은 작년 4월 치러진 시카고 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미국 대도시 사상 최초의 동성애 흑인 여성 시장이 됐다.
시카고 트리뷴은 시카고 경찰이 지난달, 주택가에서 벌어지는 시위는 평화적 시위를 포함해 모두 금지한다는 지침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브라운 경찰청장은 이에 대해 "주민 보호 차원에서 주택가 시위를 금지하는 조례가 있다"면서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집회·시위권을 존중해 가급적 집행하지 않았으나, 폭력 징조 또는 폭력적 행위가 감지될 경우 곧바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전 시장들의 자택 경호와 비교해 지나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라이트풋 시장은 "미네소타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대중의 분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어느 때와도 같지 않은 시간을 살고 있다"면서 자택 경호 강화는 필수적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최근 시카고에서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잇단 폭동과 약탈로 비화된 사건을 상기했다.
한편 시카고 경찰 노조위원장 존 카탄자라는 "라이트풋 시장 자택 경호에 배정된 경찰관 수가 14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라이트풋 시장이 단독주택 생활을 포기하고 도심 고층아파트로 이사한다면 경찰관 20여 명 정도로도 충분한 경호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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