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서부로랜드고릴라 등 멸종위기종도 감염 위협

입력 2020-08-22 12:26  

코로나바이러스, 서부로랜드고릴라 등 멸종위기종도 감염 위협
척추동물 410종 바이러스 수용체 ACE2 게놈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발하는 원인 바이러스(SARS-CoV-2)가 인간뿐만 아니라 서부로랜드고릴라를 비롯한 심각한 멸종위기종에도 잠재적 감염 위협을 제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코로나 원인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진 동물 종 중 40%는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이 멸종 위협을 받는 종으로 분류한 동물이며, 특히 인간 대 동물 전염에 취약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UC 데이비스)에 따르면 이 대학 진화·생태학 교수 해리스 르윈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척추동물 410종의 코로나 원인 바이러스 수용체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2'(ACE2)를 게놈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ACE2는 코와 입, 폐 등의 상피세포를 포함해 다양한 세포와 조직에서 발견되는데,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를 통해 세포에 침입한다.
인체에서는 ACE2 단백질의 25개 아미노산이 코로나 원인 바이러스가 달라붙어 세포에 침투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데 이들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다른 동물 종이 이와 얼마나 유사한 구조를 갖고있는지 평가했다.
게놈분석 비교 대상에는 포유류는 물론 조류와 어류, 양서류, 파충류 등이 포함됐다.
논문 제1저자인 조아나 다마스 박사는 "인간과 같은 25개 아미노산 잔기(residue)를 모두 가진 동물은 ACE2를 통해 SARS-CoV-2에 감염될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측됐으며, ACE2 결합 잔기가 인간과 다를수록 감염 위험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서부로랜드고릴라와 수마트라오랑우탄, 북부흰뺨긴팔원숭이 등 심각한 멸종위기종 영장류가 ACE2 수용체를 통해 SARS-CoV-2에 감염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초고위험군 동물로 분류했다.
이들 외에 쇠고래(gray whale)와 큰돌고래(bottlenose dolphins), 중국햄스터 등도 고위험군에 포함됐다.
인간이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고양이나 소, 양 등은 중간 위험군, 개와 말, 돼지 등은 저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ACE2 수용체와 코로나19 감염이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감염력 자료가 알려진 종에서는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분석대상 동물의 게놈 물질을 제공한 미국 국립동물원 등은 인간을 통해 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고 그 반대 상황도 가능하기 때문에 인간과 동물을 모두 보호하는 조치를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르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얻은 자료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동물군을 가려내는 중요한 출발점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토대로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시기에 인간과 동물의 건강을 모두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또 박쥐에서 시작된 SARS-CoV-2가 하나나 그 이상의 중간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야생에서 이런 중간숙주를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쥐는 ACE2 수용체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게놈분석에 자료에서도 일치하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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