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측 "병원, 독극물 추적 못하도록 시간 지체"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독극물 중독 증세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가 22일(현지시간) 독일로 이송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시베리아 옴스크 구급병원에 입원 중이던 나발니를 태운 여객기가 현지 공항에서 이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도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가 독일로 출발했다고 밝혔으며 목적지까지는 약 5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20일 항공편으로 오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나발니가 탑승한 항공기는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고 그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에 독일 의료진이 전날 나발니를 이송하기 위해 의료용 항공기로 옴스크에 도착했으나, 옴스크 병원은 나발니의 불안정한 상태로는 이송이 위험하다며 퇴원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나발니 측은 나발니의 체내에서 독극물을 추적할 수 없을 때까지 당국이 시간을 끌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나발니가 마신 차에 독극물을 집어넣고, 이후 치료를 위한 유럽행을 지연시킨 배후에 크렘린궁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니의 상태를 살펴본 독일 협진팀이 항공 이송이 가능한 상태라는 소견을 낸 뒤에야, 옴스크 병원 측은 이송을 허락했다.
옴스크 병원 차석의사 아나톨리 칼리니첸코는 "나발니의 상태가 안정됐으며, 나발니 측이 이송에 따른 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송 문제를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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