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부터 6세이상 전 시민 무료검사…"무증상·깜깜이 감염 경로 파악"
반대측 "중국에 홍콩인 DNA정보 유출…검사 효과 없어" 검사 반대 운동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이 내달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 예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둘러싸고 개인정보 유출, 검사 무용론 등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당국은 이번 대규모 검사가 무증상 감염과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을 파악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참여를 강하게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이 홍콩인의 DNA정보를 수집해 감시할 것",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도 치료법이 마땅치 않다"라며 적극적으로 검사 반대 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동방일보 등에 따르면 이번 검사의 운영을 지휘하는 패트릭 닙 공무원사무장관은 전날 TV에 출연해 "개인 정보가 아닌 일련 번호만이 검체를 채취한 병에 표시될 것"이라며 "검체는 홍콩 밖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며 수집된 정보는 한달 내 폐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첸자오스 식품위생국장은 지난 22일 라디오방송에 나와 이번 검사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당국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역시 검사자의 개인 정보는 홍콩 밖으로 결코 유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첸 국장은 모든 개인 정보는 정부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되며 보건부와 관계기관에만 제공되고 실험실이나 운송회사 등에는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1일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내달 1일부터 전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검사는 최소 7일간 진행될 예정이며 6세 이상 시민은 누구나 온라인 등록을 통해 검사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이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홍콩인의 DNA 등 생체 정보를 수집, 감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또한 만일 검사가 잘못돼 '가짜 양성'으로 판정될 경우 개인은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검사는 중국 본토로부터 파견된 인력 50명의 지원을 받아 시행되고, BGI그룹 등 중국 기업 3곳의 홍콩지부가 검사 진행을 주도한다.
닙 장관은 3천명 이상의 전현직 의료진이 이번 검사 지원에 동참하기로 했으며, 18개 지역 100여곳에서 검사소가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튜 청(張建宗) 정무부총리는 23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검사를 받을 수록 우리는 무증상 환자를 더 빨리 찾아내 전염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제와 사회가 원상복구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소피아 찬 보건장관도 "홍콩 코로나19 환자의 22.6%가 무증상이거나 약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검사를 둘러싼 '음모론'을 무시하고 검사에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찬 장관은 약 400만~500만 명의 시민이 이번 기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인구는 약 750만명이다.
홍콩은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으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후인 지난달 감염이 확산되면서 저녁시간 식당 식사를 금지하는 등 다시 고삐를 조였다. 그 결과 지난 20일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6주만에 최저 수준인 18명까지 떨어졌으며, 23일 신규 환자는 25명으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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