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정부는 러시아에서 혼수상태로 빠진 뒤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극물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24일(현지시간) ntv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독극물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면서 나발니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공교롭게도 최근 러시아에서 (독극물 공격) 의심 사례가 있었다"면서 러시아 당국 측에 투명한 조사를 요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20일 항공편으로 오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나발니가 탑승한 항공기는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고 그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는 독일의 시민단체 '시네마평화재단'이 보낸 항공편으로 지난 22일 베를린에 도착해 샤리테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시네마평화재단의 야카 비질 대표는 이날 독일 매체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발니가 "전반적으로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독극물 중독에서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질 대표는 이어 "우리 모두의 희망대로 나발니가 이겨내더라도 최소 한두 달은 정치 공간에서 벗어나 있게 될 것"이라며 그가 정치적 역할을 이어갈지 중대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샤리테병원은 베를린에서 가장 큰 의료기관으로 2018년 나발니와 마찬가지로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으로 쓰러진 러시아의 반체제 록그룹 리더 표트르 베르질로프도 치료한 바 있다.
베르질로프는 모스크바에서 법원 심리를 마친 뒤 갑자기 쓰러져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샤리테병원으로 후송됐다.
당시 의료진은 독극물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베르질로프는 러시아 정보당국에 의한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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