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 기치로 집단이탈…反트럼프 원심력 가속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24일(현지시간) 전직 공화당 의원 20여명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한 이날 보란 듯이 집단이탈이 이뤄지며 '잔칫집'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반(反)트럼프계로 꼽혀온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전 상원의원을 포함, 24명이 넘는 전직 공화당 의원이 '바이든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이라는 이름으로 바이든 후보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폭스뉴스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은 바이든 캠프가 기존 공화당 지지자들을 바이든 지지층으로 흡수하기 위해 이날 본격 출범시킨 프로젝트이다. 이들의 지지 표명 발표도 바이든 캠프에 의해 이뤄졌다.
이들 전직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패와 민주주의 파괴, 도덕적 품위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 나라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아야 할 시급성 등을 바이든 후보 지지의 배경으로 꼽았다고 바이든 캠프의 한 관계자가 폭스뉴스에 전했다.
플레이크 전 의원은 이날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앞으로의 4년은 바이든 집권 4년보다 보수주의 운동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하면서 바이든 후보가 나라에 정중함과 품위를 복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재선 불출마를 선언, 지난해 4월 은퇴한 플레이크 전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찍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들 전직 의원들의 바이든 후보 지지 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주 민주당 전대를 계기로 공화당 출신 인사들의 이탈이 확산, '탈(脫)트럼프' 반란이 가속화하는 가운데서 이뤄진 것이다.
특히 트럼프 백악관의 '원년 멤버'인 최측근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전당대회 시작 하루 전인 전날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 백악관을 떠나기로 한 상태이다.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인 18일에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장관이 찬조연설자로 나서 바이든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하는 등 민주당 전대 기간 공화당 출신 인사들의 '트럼프 비토' 기류가 공개적으로 분출된 바 있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여사도 민주당 전대에 찬조연설자로 등장했다.
전당대회 첫날인 17일에는 4년 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였던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를 비롯, 공화당 출신 인사 4명이 바이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공화당 행정부 출신 전직 국가안보 당국자 70여명은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0일 "재임하기에는 위험하게도 부적격"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하며 바이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네그로폰테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커스텐 닐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 시절의 마일스 테일러 비서실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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