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아놓은 카드가 무너진 듯"…붕괴하며 거대한 먼지구름 형성
"60명 구조·20∼30명 매몰"…해마다 우기에 각종 붕괴사고 발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우리가 빠져나오자 몇 초 뒤 건물이 무너졌습니다. 사방이 연기로 가득 찼어요."
24일(현지시간) 오후 인도 중서부 마하드에서 발생한 5층 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주민 샤바나 로라의 말이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할 때 세 딸과 함께 겨우 건물을 빠져나왔다"며 "건물에서 몇 m 벗어났고 곧이어 (붕괴)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몬순 우기에 낡은 건물이 종종 무너지지만 이날 사고는 워낙 순식간에 발생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건물이 붕괴하면서 주위에 거대한 먼지구름이 생겼다.
건물이 기우뚱하다가 천천히 쓰러지거나 일부만 무너진 게 아니라 전체가 한순간에 주저앉아서 생긴 일로 추정된다.
현지 경찰은 "쌓아놓은 카드가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47가구가 살았던 사고 건물은 지역 사회에서도 이미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치인인 마니크 모티람 자그타프는 "해당 건물은 지은 지 10년이 됐는데 허약한 토대 위에 세워졌다"고 지적했다.
워낙 순식간에 사고가 발생한 탓에 애초 90명가량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조작업을 통해 25일 오전까지 60여명이 구조됐고 부상자 18명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망자는 2명 이상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아직 잔해 아래에는 20∼30명이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 당국은 국가재난대응군(NDRF) 소속 3팀과 소방관, 중장비, 탐지견 등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콘크리트, 철근 등 엄청난 양의 잔해가 쌓인 상태라 작업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실종자의 이름을 부르며 애태우는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당국은 구조작업과 함께 사고 원인 조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인도에서는 건축 규정을 지키지 않는 등 부실 공사가 많고 이후 불법 개축도 흔해 건물 붕괴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붕괴는 6월 중하순부터 시작돼 9월까지 이어지는 몬순 우기에 집중된다.
이 시기엔 폭우를 견디지 못한 낡은 건물들이 전국 곳곳에서 무너지곤 한다. 2017년의 경우 인도 전국적으로 1천161개의 빌딩이 무너져 1천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2018년 7월에도 뉴델리 인근 가지아바드에서 5층짜리 건물이 신축 중에 무너져 인부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같은 달 남부 첸나이 주에서도 4층짜리 병원 창고 건물이 공사 도중 무너져 인부 1명이 사망하고 29명 이상이 다친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도 뭄바이의 4층 건물이 무너져 1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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