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0시∼오후 10시까지 휴대폰·SNS 끄는 등 외부접촉 거부 '침묵시위'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해 이달 21일부터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벌이는 집단휴진 범위를 놓고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의사들 이익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파업에도 불구, 대학병원 중환자실 등 필수의료에는 공백이 없다고 하지만, 실제 파업을 벌이는 전공의들을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응급실 복귀는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의협 관계자들은 26일 전공의들이 집단휴진 와중에도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는 필수 인력을 남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테면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부터 28일까지 3일간 2차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유튜브 생중계로 열린 궐기대회에서 "필수의료 업무는 유지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도 "전공의 선생님들이 다 업무에서 손을 뗐지만, 중환자실, 신생아실, 분만실, 혈액 투석 등 필수의료 업무에는 남아있다"며 투쟁의 의도가 순수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전협은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대화 후 합의한 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국한된 선별진료에만 참여하고, "병동, 응급실, 중환자실 복귀는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전공의들의 이런 완강한 자세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응급실에서 모두 손을 떼자 병원 측은 교수를 투입해 환자를 돌봤다.
세브란스병원에서도 내과 전공의들이 응급실, 중환자실 인력도 남기지 않도록 결의하고 완전히 철수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응급, 분만, 투석, 중환자 담당 전공의는 파업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다른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소화하지 못해 전원하는 경우가 많아져 응급환자가 평소보다 많아졌다.
전공의들은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도 파업을 유지하기로 하는 등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잘못된 정부 정책의 철회를 이뤄내기 위해 (정부 업무개시 명령에도) 파업 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결의문에서 "젊은 의사는 잘못된 의료 정책으로 국민을 속이는 정부의 행태에 결연히 저항한다"고 선언했다.
전공의들은 특히 정부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이날 일종의 침묵시위로 저항 의지를 다졌다.
대전협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동안 연락 가능한 모든 휴대기기를 끄고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Blackout(블랙아웃) 행동지침'을 시행한다.
대전협 비대위는 전공의 회원들에게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단체행동과 관련 없는 게시물을 올리는 행위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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