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학교는 자율에 맡겨…마스크 필요없다던 기존 입장 번복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큰 지역의 중등학교(세컨더리 스쿨·11세 이상 대상)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는 9월 예정된 개학을 앞두고 학교 내 마스크 착용이 필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BBC 방송,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다음 주 개학하는 중등학교의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새 지침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지역 봉쇄조치가 내려진 곳의 중등학교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
학생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복도와 공용공간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다만 학업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와 기존의 안전조치 등을 고려해 교실 내에서까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역 봉쇄조치가 내려진 곳 외 잉글랜드 지역 중등학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여부는 학교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새 지침은 9월 1일부터 적용되며,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 모든 학교에 보다 엄격한 지침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과학적 권고를 토대로 이같은 지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WHO는 지난 21일 아동의 발달상의 필요성과 연령대별 감염률 등을 고려해 마스크 착용 권고 나이를 12세 이상으로 설정했다.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교육부 장관은 "모든 단계마다 우리는 최신의 의료 및 과학적 조언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에 앞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이미 다음 주부터 모든 중등학교의 복도와 공용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불과 며칠 전까지 학교 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 없다고 밝힌 영국 정부의 급작스러운 유턴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정부가 계속해서 입장을 바꾸면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영국 정부의 뒤늦은 대응이나 입장 번복은 한두번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계속해서 마스크 착용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온 영국 정부는 6월 15일부터 뒤늦게 대중교통 등에서 이를 의무화했다.
6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등교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감염 우려가 커지자 9월로 이를 늦추면서 혼란을 불러왔다는 비판도 받았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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