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마스크 의무화 무시하고 벌금통지서 찢은 판사 보직해임

브라질, 마스크 의무화 무시하고 벌금통지서 찢은 판사 보직해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브라질에서 마스크 사용 의무화를 무시하고 벌금을 거부한 현직 판사가 보직 해임됐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국가사법위원회(CNJ)는 전날 회의를 열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가 적발된 뒤 벌금 통지서를 찢는 등 행위로 물의를 빚은 에두아르두 아우메이다 프라두 호샤 시케이라 판사에 대해 보직 해임을 결정했다.
국가사법위원회는 2004년에 설치된 독립적인 사법개혁 기구로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상파울루주 법원 소속인 시케이라 판사는 지난달 19일 상파울루주 산투스시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해변을 산책하다 청원경찰에 적발되자 '무식한 X'이라는 등의 욕설을 퍼붓고 벌금 통지서를 현장에서 찢어버렸다.
이 장면은 다른 청원경찰의 휴대전화에 녹화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됐으며 판사를 향해 엄청난 비난이 제기됐다.



마스크 사용 의무화 법안을 두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의회는 신경전을 벌여왔다.
브라질 의회는 지난 6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학교와 상가, 제조업 현장, 종교시설 등에서 마스크 사용을 의무화한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하원과 상원은 지난 20일 화상으로 이루어진 전체회의를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행사한 거부권을 부결시켰고, 이에 따라 사실상 모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사용이 의무화됐다.
그럼에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마스크는 거의 효과가 없다"는 발언을 반복하는 등 비과학적인 행태를 계속하면서 보건당국과 지방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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