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악화 방어…부동산 과열·실효하한 논란 등에 추가 인하는 부담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성서호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27일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과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하지만 이후 비교적 안정된 금융시장과 '과열' 상태인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는 금리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경기가 더 나빠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만큼,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동결' 외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포인트(p)로 유지됐다.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도 대부분 '금통위원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코로나19 2차 재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금통위가 경기 방어를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향후 경기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과 함께 금리를 0.5%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지난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에 출석해 "한은은 국내 경제의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커지는 부동산 '버블(거품)' 논란도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을 보고 통화 정책을 펴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을 고려할 때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데는 금통위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 기준금리(0.5%)만으로 '실효하한(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금리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금리 추가 인하가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만약 금리가 0.25%로 0.25%포인트 더 낮아져 미국 기준금리 상단(0.25%)과 같아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금리를 더 낮추기에는 금융·외환시장도 안정적이다.
지난 11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82%로 작년 말(1.36%)보다도 낮다. 3차 추가경정예산 재원 마련을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 소식에도 금리는 뛰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3월 1,2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1,180원 선에 머물고 있다.
shk999@yna.co.kr,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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