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맥헨리요새서 펜스 연설 직후 부인과 연단에…사흘연속 출격 파격
맥헨리 요새도 연방재산, 해치법 논란 소지…전대 첫날부터 잡음 무성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에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후보 수락 연설을 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역사 성지인 맥헨리 요새 현장에 '예고 없이' 깜짝 등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의 수락 연설이 끝난 직후인 오후 11시 10분께 무대 뒤 통로를 통해 꽃분홍색 원피스 차림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손을 잡고 걸어나와 연단에 올랐다. 이어 러닝메이트인 펜스 부통령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펜스 부통령 부부는 함께 무대 위에서 미국 국가에 맞춰 경례 포즈를 취했다. 캐런 펜스 여사는 파란색 원피스 차림이었다.
이후 공연이 진행되는 가운데 무대 밑으로 내려온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흥겨운 듯 맨 앞쪽으로 나와 양손으로 연신 엄지척을 만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10분가량 행사장에 머문 그는 오른쪽 손을 불끈 들어올린 뒤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퇴장했다.
별도로 발언을 하진 않았지만 예고되지 않은 등장을 통해 극적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출발 및 현장 도착 상황은 백악관의 요청으로 잠시 '비보도'에 부쳐지기도 했다.
앞서 펜스 부통령의 카운터파트인 민주당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지난 19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했을 때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연단으로 나와 축하하며 대통령-부통령 후보가 함께 무대에 선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 해리스 의원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도 함께 등장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24일 후보 지명절차가 진행된 노스캐롤라이나 샬럿 현장에 깜짝 등장, 연설을 하는 등 시작부터 파격을 연출한 이래 사흘 연속 '트럼프 원맨쇼'를 방불케 하는 전대 행사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셈이 됐다.
그는 전날에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된 멜라니아 여사의 찬조연설 현장에 참석했다. 다만 이 때에도 맨 앞자리에서 연설을 들은 뒤 연단으로 나가 포옹한 뒤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고 함께 퇴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당대회를 지지율 하락세 탈출을 위한 극적 반전의 모멘텀으로 삼기 위해 흥행몰이에 안간힘을 써왔다.
그러나 국정운영 공간인 백악관을 재선을 위한 주요 무대로 삼는가 하면 관례를 깨고 자신의 '복심'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찬조연설자로 내세워 논란을 일으키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치법에 따르면 공무 중에 혹은 공직에 따른 권한을 동원해 정치 활동을 할 수 없으며 공직자의 정치 활동에 연방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서다.
펜스 부통령이 이날 수락연설을 한 맥헨리 요새도 백악관과 마찬가지로 연방정부 재산이어서 해치법 위반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한편 수락연설이 시작되기 한 시간여 전 행사장 밖에는 100명이 좀 안 되는 반(反)트럼프 시위자들과 이보다 작은 규모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충돌, 경찰이 개입하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이 과정에서 전기충격기도 사용됐다고 WP가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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