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조속히 제도 수정·보완해야"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박원희 기자 = 27일 금융위원회가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시장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개인 투자자들은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자체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연장된 건 투자자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이번 조치를 계기로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에 추가로 유입되면서 상승장이 열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공매도는 여전히 개인 투자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면서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당국이 관련 제도를 개선해 안심하고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거래가 재개될 경우 그동안 주가 반등을 이끈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실제로 개인은 코스피가 지난 3월 19일 연저점을 기록한 뒤 이날까지 60%가량 반등하는 과정에서 국내 주식(코스피·코스닥)을 30조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3조원, 기관은 약 14조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거래 금지 연장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를 연장해야 한다는 여론은 한참 전부터 조성돼 있었고 시장에도 이미 일정 부분 기대감이 들어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매도 금지 연장은 개인 투자자에게는 좋은 소식이라 볼 수 있겠지만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적극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향후 증시에 예상치 못했던 불확실성이 발생한다면 외국인 이탈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기존에 알려진 대로 6개월간 공매도 금지를 연장한다고 하는 것은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바이오 기업 등 공매도의 주요 타깃으로 거론되는 개별 종목의 경우 최근 주가가 오르고 있긴 하지만,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어디까지가 공매도 금지의 영향인지 판단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을 볼 때는 기업 가치로 설명해야 한다"며 "엄밀히 말해 이번 조치가 기업 가치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못 박았다.
결국 공매도 거래 재개는 시장의 움직임보다 향후 제도의 수정·보완 여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형렬 센터장은 "거래 재개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6개월 (금지 조치를) 연장한다고 하면 그때 가서 또 논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시장 분위기나 투자자들의 요구만 고려해서 연장할 게 아니라, 정책 당국이 먼저 재개의 기준을 마련해 투자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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