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부 아프리카 에스와티니의 김종양(74) 선교사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현지 병원에서 열흘 넘게 투병 중이다.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국 선교사 등에 따르면 김종양 선교사와 사모 박상원(70) 선교사는 지난 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택 격리를 하다가 집 근처 작은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선교사 부부가 고령인 데다 병원 내 음식도 잘 맞지 않는 등 거동과 식사에 매우 힘들어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선교사 아들(목사)이 전화를 했는데 "어머니께서 힘이 너무 없어서 오래 통화도 못하고 끊었다"고 한다고 다른 선교사가 전했다.
실제로 김 선교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카톡 연결에서 "지금 많이 힘들다"고 짧게 밝혔다.
김 선교사는 아프리카 유일의 왕정국가인 에스와티니에서 1988년부터 사역해왔다.
그는 자신의 아프리카 대륙선교회(ACM)를 통해 에스와티니의 첫 의과대학인 '에스와티니 기독 의과대학(EMCU)'을 설립해 올해 9월 개강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전국 봉쇄령 때문에 아직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대학 보건과학분야는 2013년부터 개강해 이미 졸업생을 3회 배출했으며 현재 7개학과 1천여명의 재학생이 있다고 윤춘경(건국대 교수) EMCU 총장이 밝혔다.
에스와티니는 인구 110만명의 소국으로 이 가운데 40%가량이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로 보도되고 있다. 26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4천387명이고 사망자는 88명이다.
에스와티니 현지 교민은 약 80명으로 이 가운데 16명이 귀국하고 오는 31일도 7명이 귀국할 예정이다.
김 선교사는 2009년 에스와티니(구 스와질란드)에서 의료선교, 고아원 운영 등 다양한 선교활동을 한 공로로 제9회 연세대 언더우드 선교상을 수상했다.
남아공 현지 한국 선교사는 "한국 내에도 확진 환자가 많이 발생해 어려운 마음이지만 아프리카의 열악한 보건 상황 가운데 있는 김종양 선교사님과 사모님의 쾌차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남아공에선 요하네스버그 한글학교 교감으로 약 20년간 봉사했던 칠순 가까운 교민이 병원에서 코로나19로 투병하던 중 25일 숨졌다. 고인은 남아공 봉쇄령 때문에 한국에 있는 부인이 장례조차 올 수도 없어 교민사회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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