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락 연설 때 1천명 넘게 모여…사전 코로나19 검사 생략
펜스 부통령·멜라니아 여사 연설 때도 비슷…민주당과 대조적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열린 미국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사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심지어 악수까지 하는 장면이 나오는 등 공화당이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는 부상한 퇴역군인 등 100명의 청중이 참석했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거의 없었다.
연설이 끝나자 청중이 무대 앞으로 다가갔고 펜스 부통령이 악수하면서 한 청중에게서 작은 선물을 받는 장면도 목격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들이 사전에 코로나19 검사 없이 체온 검사와 건강 상태 질문만 받은 뒤 입장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대 마지막 날인 27일 백악관에서 하는 대선후보 수락연설도 비슷하다.
이 행사에는 1천명이 넘는 청중이 몰리지만 사전 코로나19 검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대통령과 근접 거리에 있는 손님은 검사를 받지만, 나머지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참석 대상자에게 보낸 안내문을 보면 마스크의 경우 백악관에 도착해 보안검사 구역에서는 착용해야 하지만 행사가 열리는 사우스론에서는 의무적으로 쓸 필요가 없다. 화장실처럼 고밀도 지역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강한 권고 대상이다.
또 참석 대상자 중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경우, 최근 양성판정을 받았거나 감염자와 밀접 접촉을 한 경우 자택에 머물도록 한 수준이다.
전당대회 둘째 날인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찬조연설 때도 참석자들은 사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고, 추적 목적을 위해 설문지만 제출한 채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건 전문가는 AP통신에 병을 전염시키는 데 위험성이 가장 높은 것이 대규모 모임이라며 공화당 전대는 집단으로 모이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을 줄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무슨 바이러스? 공화당 전대에서 전염병 대유행은 대체로 무시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경우 조 바이든 대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의 연설 때 취재진과 경호요원 등 극소수 인원만 현장에 입장할 수 있게 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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