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닦다 쏠지 걱정"…대만 차이잉원, 중국에 '절제' 촉구

입력 2020-08-28 09:58  

"총 닦다 쏠지 걱정"…대만 차이잉원, 중국에 '절제' 촉구
중국에 '무력통일 위협 포기' 요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대만 일대에서 중국과 대만 간, 중국과 미국 간의 군사적 대립 수위가 크게 높아진 가운데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실제로 무력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며 중국에 '절제'를 촉구했다.
28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가 최근 주최한 '인도·태평양 지도자와 대화' 프로그램에 보낸 축사 및 서면 질의 답변을 통해 "지역 내 군사 활동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우리는 총을 닦다가 쏘는 일이 있을지(擦槍走火) 걱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관련된 각 측이 반드시 신중해야만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충돌 발생을 피할 수 있다"며 중국의 자제 유지가 '대국'으로서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대등·민주·대화'라는 대중 관계의 '4항 원칙'을 재차 강조하면서 중국이 반드시 대만 무력 통일 위협을 거둬야 한다고 요구했다.
차이 총통의 이번 발언은 남중국해와 더불어 대만해협이 동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중 갈등이 신냉전 수준으로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경쟁적으로 군함, 군용기를 대거 투입하면서 노골적인 힘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마치 대만 섬을 포위하듯이 대만 남쪽과 북쪽 바다에서 동시에 군사훈련을 벌이는 등 대만을 겨냥한 군사 활동의 빈도와 강도를 모두 높이고 있다.
1979년 미국과 대만의 단교 후 미국 최고위급 인사인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만을 방문한 지난 10일에는 중국 전투기가 중국과 대만 간 실질적인 경계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하는 일도 벌어지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최근 들어 중국의 군사 공격에 관한 우려가 부쩍 커진 상태다.
최근 대만 군 당국은 실제 무력 충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각 군에 중국군을 선제공격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대만 언론들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최근 양안 간에 실제로 전쟁이 벌어지면 미국이 개입하기 전에 끝난다는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의 공개 강연 발언을 놓고 대만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기도 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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