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산소 포화도에서 ATP 생성 억제하는 분자 경로도 발견
암ㆍ알츠하이머병 등 치료 적용 기대…'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미토콘드리아가 생성하는 ATP(Adenosine triphosphate)는 인체 세포의 에너지 단위다.
특정한 유형의 세포에서 ATP 수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암, 당뇨병, 심장질환, 알츠하이머병 등의 발생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그러나 세포가 ATP 수위를 어떻게 조절하고, 질병이 생겼을 때 세포의 에너지 수위가 어떻게 유지되는지는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다.
이런 세포 에너지 대사에 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포의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 관여하는 유전자 정보를 집대성한 유전체 분석 데이터베이스(DB)를 미국 글래드스턴 연구소 과학자들이 처음 완성했다.
'ATPome'으로 명명된 이 유전자 DB는 장차 세포의 에너지 수위를 조작해 질병을 치료하는 표적 유전자나 단백질을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로 기대된다.
이 연구를 수행한 켄 나카무라 박사팀은 28일(현지시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관련 논문을 공개했다.
글래드스턴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부설 비영리 의학 연구기관이다.
연구팀은 크리스퍼(CRISPR) 편집 기술로 유전자를 하나하나 선별해 발현시키면서 연관된 개별 세포의 ATP 잔존량을 화학 센서로 측정했다.
이 과정에서 ATP 생성을 늘리거나 소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세포의 에너지 확충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분자 경로가 속속 드러났다.
ATP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유전자가 나설지는, 세포 내 대사물질이 어디서 유래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도 확인됐다.
HIF1 분자 경로의 새로운 작용을 알아낸 것도 중요한 성과다. 지금까지 HIF1은 저산소 조건에서 세포의 APT 생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산소 포화도가 정상일 때도 HIF1 경로는 ATP 생성을 강하게 억제한다는 게 새로이 밝혀졌다. 이 분자 경로에 제동을 걸면 ATP 생성량이 는다는 얘기다.
이 발견은 활용 범위가 매우 넓을 거로 보인다.
암세포에 에너지 공급을 제한하거나 신경 퇴행 질환이 생긴 뇌 신경세포에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식의 치료적 접근이 가능한 것이다.
UCSF의 신경학 부교수로 재직 중인 나카무라 박사는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조작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려면, 이번에 완성한 청사진을 바탕으로 다른 유형의 세포와 질병에 대한 연구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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