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의 은행계좌 동결 잇따르자 비트코인 공격적 광고
"은행이나 전자결제 플랫폼 거치지 않고 누구나 이체 가능" 홍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비트코인은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
지난 25일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매체 빈과일보의 1면은 가상화폐 대표주자 비트코인의 통단 광고로 채워졌다.
영어와 중국어가 혼용된 이 광고에서 첫 번째 영어 문장은 "비트코인은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였고, 첫 번째 중국어 문장은 "은행, 오늘 네가 날 버리는 게 아니라 내가 너를 버린다"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정부 등이 다른 나라 관리나 기업에 대해 은행계좌를 동결하는 제재를 잇달아 내리자 비트코인이 주요 언론에 공격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빈과일보뿐만 아니라 최근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도 광고했으며 미국의 CNBC와 MSNBC, 폭스 비즈니스 등 방송에도 광고를 내보냈다.
광고에서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이체할 때 은행이나 전자 결제 플랫폼 등을 거칠 필요가 없다. 누구나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이체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이어 "당신이 무슨 이유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든, 혹은 제3자의 감시나 제한을 받지 않고 금융업무를 보려고 한다면 우리는 비트코인 가족으로 환영한다"고 썼다.
비트코인이 빈과일보에 광고를 실은 것은 중국 정부가 이 반중매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것과 대비된다고 SCMP는 밝혔다.
빈과일보는 최근 홍콩 HSBC은행 계좌가 동결되고 신용카드 사용이 중지됐다고 밝혔다. 홍콩경찰은 지난 10일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를 외세와 결탁한 혐의로 체포했다.
그에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7일 홍콩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홍콩 시민의 집회 및 표현의 자유를 훼손했다며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해 홍콩과 중국 관리 11명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이후 미국 금융시스템에 계속 접근하기 원하는 미국 및 다른 곳의 은행들이 제재 대상 11명의 계좌를 폐쇄하거나 신용카드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어 지난 26일에는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위한 전초기지 건설에 참여한 24곳의 중국 기업과 이에 연루된 개인들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비트코인을 포함해 가상화폐 옹호론자들은 각국 정부의 간섭이나 통제 없이 결제와 이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가상화폐가 테러와 사기 등 불법행위에 악용되기 쉽다고 지적한다.미국 뉴욕에 본사가 있는 가상화폐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지난 몇 년간 500억 달러(약 59조원)가 넘는 규모의 가상화폐가 중국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체됐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 중국인들이 정부의 규제를 피해 자금을 해외로 빼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이 업체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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