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제국 깃발도 등장…"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독일 지도자들이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에 반대해 전날 열린 대규모 집회 도중 일부 시위대가 연방 의회 건물 진입을 시도한 데 대해 "용납할 수 없다"라면서 규탄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의회 앞의 독일제국 깃발과 우파 극단주의자의 도발은 우리 민주주의 심장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면서 "우리는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베를린에서는 3만8천명가량이 모여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해진 제한 조치에 항의했다.
이 가운데 수백명의 시위대가 의회 건물 입구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기 위해 장벽과 경찰 경계선을 뚫었다. 경찰은 최루액을 뿌리며 이들이 의회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간신히 막았다.
AP 통신은 극우 극단주의자들이 경찰에 돌과 병을 던지며 의회 건물로 들어가려 했다고 전했다.
일부 시위대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사용됐던 옛 독일제국의 깃발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이 깃발은 현대에는 주로 우파 극단주의자들이 사용한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독일제국의 깃발은 나치 독일 시대를 떠오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나치 독일은 신성로마제국을 제1제국, 1871년 비스마르크의 독일 통일의 결과로 수립된 독일제국을 제2제국, 나치 독일 체제를 제3제국이라고 지칭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조치에 화가 나거나 그 필요성에 의문을 품은 사람은 누구나 공개적으로나 집회에서 이를 표현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나의 이해는 시위대가 민주주의의 적들과 정치적 선동가들의 마차에 올라탈 때 끝난다"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도 트위터에 "의회 앞에 있는 독일제국의 깃발을 보는 것이 부끄럽다"라고 썼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부 장관 역시 독일 일간지 빌트의 일요판에 연방 의회 건물은 "우리 민주주의의 상징적인 중심지"라면서 "극단주의자들과 말썽꾼들이 그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