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송현철 박사 "자동 튜닝 기술…IoT·소형전자기기 독립 전원에 응용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자동차 엔진 진동이나 공장 모터 진동 등 주변 진동의 주파수에 자동으로 맞춰 전기를 생산하는 자동 공진 튜닝(Automatic resonance tuning) 에너지 하베스터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일 전자재료연구단 송현철 박사팀이 설치 환경에 따라 에너지 하베스터가 스스로 고유진동수를 조절, 주변 진동과 공진하면서 발전하는 에너지 하베스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진동이나 열 같이 버려지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배터리나 전원 연결 없이 주변 에너지로 자가 발전하는 소자를 제작, 각종 센서나 사물인터넷처럼 무선으로 동작하는 작은 전자기기의 독립전원으로 쓸 수 있다.
자동차나 기차, 산업 현장의 모터 등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이용한 에너지 하베스팅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작은 진동에서 전기에너지를 최대한 생산해 저장하려면 주변 진동의 주파수에 맞춰 공진(Resonance)하는 현상을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개발 중인 대부분의 에너지 하베스터는 고유진동수가 있어 특정 주파수 진동이 아니면 에너지 생산이 어렵다. 고유진동수가 50㎐인 에너지 하베스터는 60㎐의 진동으로는 전기를 생산하지 못한다.
다양한 주파수의 진동을 동시에 이용하기 위해 에너지 하베스터에 모터나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달아 고유진동수를 맞추기도 하지만 이런 장치 가동에 전기에너지가 소모돼 발전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내부에 주변 진동에 따라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추를 부착, 별도 전기장치 없이도 주변 진동수에 맞춰 스스로 튜닝하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하베스터를 개발했다.
내부의 추는 주변 진동에 따라 5㎝ 정도를 움직일 수 있는데, 추가 움직이면서 에너지 하베스터의 고유진동수가 주변 진동의 주파수와 같게 맞춰지게 된다.
기존 하나의 고유진동수를 갖는 에너지 하베스터는 보통 3~4㎐ 범위의 진동만 발전에 이용할 있지만, 자동 공진 튜닝 에너지 하베스터는 60~100㎐의 진동에 스스로 튜닝하며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 공진 튜닝 에너지 하베스터는 주파수 대역폭이 고정된 일반적인 에너지 하베스터보다 공진 대역폭이 1400% 이상 향상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송현철 박사는 "이 연구는 간단한 구조로 추가 에너지 소모 없이 자가 튜닝(Self-tuning)을 구현한 데 큰 의의가 있으며, 에너지 하베스터의 실생활 적용을 앞당겨 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자가 튜닝 에너지 하베스터가 사물인터넷을 비롯해 무선 센서 네트워크나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자율독립전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최신호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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