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위 조사서도 격차 오차범위 이내로 줄어
더힐 "바이든 앞서나 지지율 격차는 줄어"…폭스 "트럼프 4년전보다 좋은 상태"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오는 11월 대선전이 불붙은 가운데 경합주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잇달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양 후보 간의 지지율 간극이 상당히 좁혀진 것으로 나타나서다.
미 대선은 전국 득표수가 아니라 주별 선거인단 확보 수를 기준으로 대통령을 선출해 경합주의 투표 결과가 사실상 당락을 결정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선에서는 쇠락한 공업지대이자 '러스트 벨트'로 불리는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3개주와,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남부 3개주 등 모두 6개주가 대표적인 경합주로 꼽힌다.
31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정치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분석을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격하며 바이든 후보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미시간의 경우 7월 28일 기준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8.4%포인트 앞섰지만 한 달 후에는 이 격차가 2.6%포인트로 줄었다.
펜실베이니아는 같은 기간 격차가 7.4%포인트에서 5.8%포인트로 줄었다.
위스콘신은 7월 28일 기준 바이든 후보가 6.4%포인트 앞섰지만 지난 26일 기준으로는 3.5%포인트로 격차가 좁혀졌다.
31일 기준 바이든 후보는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3.7%포인트, 애리조나에서 2.2%포인트 앞서지만,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오히려 0.3%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양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후 실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같은 기류가 감지됐다.
에머슨대학이 30~31일 이틀 동안 전국 유권자 1천567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이 2%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지만, 이는 오차 범위(±2.4%) 내에 있어 유의미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9%와 47%로 집계됐다.
한달 전인 지난 7월 실시한 비슷한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후보가 4%포인트 앞섰으나 이 격차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 대학의 여론조사기관을 이끄는 스펜서 킴볼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이 공화당 전당대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공화당 전당대회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론 보도가 긍정적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도 47%를 기록, 전달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에버슨 대학 조사에선 성별에 따른 지지 후보 차이도 확인됐다.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로, 바이든 후보(45%)를 앞섰으나 여성 유권자들은 반대로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52%로 트럼프 대통령(44%)보다 높았다.
미 언론은 이런 여론조사 동향에 주목하며 두 후보간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폭스뉴스는 최근 기사에서 8월 말 기준 바이든 후보가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 격차가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앞선 수준보다 대체로 더 작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때보다 더 좋은 상태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2016년 8월 말 기준 힐러리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스콘신에서 10%포인트 이상, 미시간에서 9%포인트, 펜실베이니아에서 9.2%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1.7%포인트 각각 앞섰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상당 기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심하게 뒤처졌다"면서도 양당 전략가들은 공화당이 더 결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고 대선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또 격차 감소는 유권자들이 경쟁을 더 진지하게 보고 당파적 충성심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며 미국의 양극화한 환경은 전문가들이 여론조사 격차가 더 좁혀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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