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노준석 교수 "초고밀도 광 집속 나노광학 안테나·나노공정 기술 개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기존 반도체 제작에 사용되는 공정을 활용해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에서 일어나는 양자광학 현상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빛을 고밀도로 모으는 나노광학 안테나를 개발했다.
포항공대 기계공학·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팀은 3일 모서리가 원자 수준으로 작고 뾰족한(곡률반경 1nm 이하) 삼각형 두 개를 나비넥타이 형태로 배치, 빛을 원자 수준 해상도가 가능할 만큼 고밀도로 집속할 수 있는 광 집속 나노안테나를 만들고 이를 제작하는 나노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광학 현상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10nm 미만의 작은 구조를 정교하게 제작하고 배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자와 이온의 물리적 특성(회절) 때문에 이런 크기의 나노구조를 정밀 제작, 가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노 교수팀은 기존 반도체 제조공정 등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와 전자빔 리소그래피 기법에 '도미노' 놀이에서 얻은 영감을 결합, '연속 도미노 리소그래피'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나비넥타이(bowtie) 형태의 광 집속 나노안테나를 제작했다.
연속 도미노 리소그래피는 빛 또는 전자빔에 노출된 부분의 화학적 특성이 변하는 고분자 재료인 포토레지스트로 기둥 형태 구조를 만들고 이를 부식시키고 모세관력으로 도미노처럼 쓰러뜨려 원하는 나노패턴을 만드는 새로운 나노공정 기술이다.
포토레지스트 기둥이 쓰러지면 쓰러진 기둥들이 쌓이며 겹쳐지는 모서리에 곡률 1㎚ 이하의 뾰족한 부분이 생기는데 이 부분에 금을 증착시켜 삼각형을 만들고, 이 삼각형을 5㎚ 정도 간격으로 나비넥타이 형태로 배치하면 광 집속 나노안테나가 된다.
이 나노안테나 가운데 부분의 5㎚ 공간(나노갭.nanogap)에서 빛은 고밀도로 집속돼 5만배 이상(태양 표면 에너지 밀도의 100만배에 해당)의 세기를 갖게 된다.
이렇게 강하게 집속되는 빛을 바탕으로 단분자 수준을 검출할 수 있는 초고민감도 바이오센서를 실험적으로 구현했다.
연구팀은 현재 파장보다 극히 작은 영역에 집속되는 빛의 양자광학적 특성을 관찰하는 양자 플라즈모닉스 등을 연구할 수 있는 극한 나노 및 양자광학 플랫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극한 광 집속 나노안테나는 극한 나노광학 연구뿐만 아니라 현재 반도체·파운드리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 단일 나노미터 수준의 해상도를 갖는 나노리소그래피 기술, 양자 정보 기술을 위한 고효율 단일 광자 소스 등과 같은 새로운 나노공학 분야 개척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는 이날 재료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머티리얼즈 투데이'(Materials Today)에 게재됐다.
오는 21일 나노생산 분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 시스템즈 & 나노엔지닝어링'(Microsytems and Nanoengineering)에도 실릴 예정이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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