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재무·상무부 19장 공동 주의보…민간에 "부주의한 협조도 안돼"
11월 미 대선 전에 대미압박성 무력시위 말라는 우회적 경고메시지 해석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이 1일(현지시간)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북한의 기술 및 장비 확보에 부주의하게라도 협조하지 말라는 주의보를 전 세계 산업계에 발령했다.
미 부처가 합동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정조준한 주의보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대미압박 행보로 11월 미 대선에 끼어들지 말라는 대북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이날 공동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조달활동에 대한 19장 짜리 주의보를 발령했다.
주의보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동원된 주요 기관과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한 기만적 기술, 북한의 핵확산 활동에 대응하는 미국 법의 관련 조항이 열거돼 있다.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주요 물품 목록과 현재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인사 및 기관의 명단도 주의보에 포함됐다.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주의보에 명시된 구체적 물품을 포함해 미사일 관련 장비와 기술을 획득하려는 북한의 시도에 대해 민간 분야가 계속 경계해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조달을 부주의하게라도 지원했다가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무부는 탄도미사일 역량을 확대하려는 북한의 계속된 시도가 지역 및 국제사회의 안정성 모두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북한이 2017년 첫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한 데 이어 유엔결의를 계속 위반하며 탄도미사일 시험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로 초래된 위협을 제한하기 위해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은 북한의 제재회피 및 사이버 공격 등을 겨냥해 주의보를 발령해왔는데 탄도미사일 역량 확대를 정조준한 주의보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북미 간 협상의 교착이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사일 시험발사 등 대미압박성 무력시위를 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면서 미 대선에 개입하지 말라고 우회적으로 경고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 단거리라면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주의보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였다고도 볼 수 있다.
운반수단 역할을 하는 탄도미사일은 북한 핵능력의 핵심 요소다. 북한은 2017년 11월말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을 쏘아 올린 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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