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혐의로 적법 체포했다는 르완다 정부 발표와 배치
수양딸, AP통신에 "르완다 당국 주장, 거짓으로 꾸며낸 것"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아프리카 르완다 대학살을 다룬 영화 '호텔 르완다'의 실제 주인공이 두바이에서 납치돼 르완다로 이송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르완다 정부는 폴 루세사바기나를 '테러, 방화, 납치,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해 국제 공조하에 적법하게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밝혔으나 구체적인 장소와 방법은 공개하지 않았다.
루세사바기나의 수양딸인 캐린 카님바는 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두바이로 가기 전 지난주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눴다"면서 "두바이 여행 목적이 무엇인지는 나도 몰랐다"고 말했다.
카님바는 "지금까지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데 66세인 아버지가 고혈압약을 복용하지 못해 걱정된다"면서 "르완다 당국의 주장은 모두 거짓으로 꾸며낸 것이며, 불법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카님바는 루세사바기나가 납치됐다고 주장했으나,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루세사바기나는 벨기에 시민권자로 미국의 영주권도 획득했으며, 그동안 르완다의 폴 카가메 행정부를 독재정권으로 비판해 표적이 돼왔다.
그는 지난 2005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자유의 메달'과, 2011년 미 의회의 '랜토스 인권상'을 각각 받는 등 국제 사회로부터 인권 신장의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랜토스 재단의 카트리나 랜토스 스웨트 회장은 "루세사바기나와 같은 인물을 체포·구금한 것은 인권 문제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르완다 정부를 피해 망명한 정치 단체들의 연합체인 '민주화를 위한 르완다 운동'(MRCD)을 창설 및 후원한 혐의를 받는 루세사바기나의 법정 출두 시기는 불투명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두바이 수사 당국과 인터폴은 루세사바기나의 체포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한편 루세사바기나는 2004년작 영화 '호텔 르완다' 주인공의 실제 인물로서 지난 1994년 소수민족인 투치족 1천명 이상을 자신이 근무하던 수도 키갈리에 있는 밀 콜린스 호텔에 보호해 대학살로부터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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