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병상서 수학문제 풀다가" 세계최고 '인간 계산기' 등극

입력 2020-09-02 17:01  

"어릴때 병상서 수학문제 풀다가" 세계최고 '인간 계산기' 등극
스무살 인도 청년, 영국 올림피아드 우승…비유럽인으로는 최초
일반인 암산속도 10배 수준…"5살때 병원생활서 문제풀이 시작"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마인드 스포츠 올림피아드(MSO)에서 인도 남성이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암산 세계 챔피언십 부문 금메달을 차지해 화제다.
비유럽인이 우승한 것은 대회 23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CNN은 1일 보도했다.
우승자는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 주도인 하이데라바드 출신의 닐라칸타 바누 프라카시(20)로, 그는 처음 출전한 이 대회서 13개국 출신 29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의 암산 속도가 너무 빨라 심사위원단은 그의 정확성을 점검하기 위해 추가로 문제를 풀도록 했다는 전언이다.
이미 인도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간 계산기'로 널리 알려진 그는 일반인보다 10배 빠른 암산 속도를 자랑한다.
예컨대 '8억6천946만3천853×73은?' 같은 문제를 풀려면 일반인은 계산기를 찾겠지만 그는 26초만에 답을 내놓는다.
인도판 기네스북인 '림카 북'에 따르면 그가 문제를 푸는 시간은 평균 12초에 불과하다.
그는 "구조적인 연습"을 통해 이처럼 복잡한 계산도 빠르게 해내게 됐다고 말했다.
8천763×8이라는 문제가 있다면 8천×8, 700×8, 60×8, 3×8로 나눠 계산한 다음 이를 모두 더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내가 사용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방식과 매우 비슷하지만 기본적으로 '뇌의 최적화'를 한다"며 "이 기법을 최적화해 이전보다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때는 그냥 (계산이) 된다. 물론 일정한 과정이 있지만 뇌를 훈련하면 그냥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신동'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신동이라는 말은 노력이나 경험을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며 자신의 수학적 능력은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그는 어릴 때 교통사고를 당해 큰 수술을 받았으며 평생토록 인지능력에 손실이 있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그는 5살 때인 2005년 사촌의 스쿠터에 탔다가 트럭과 부딪히는 사고로 두개골이 골절됐다. 그는 이 사고로 수차례의 수술과 85바늘을 꿰매야 했으며 혼수상태에 있다가 일주일 만에 깨어났다.
그는 다음 한해를 병상에서 보내야 했으며 학교도 1년간 쉬었다. 이 시기 그는 체스를 두는 법을 배우고 퍼즐을 풀면서 시간을 보냈고, 이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으로 발전했다.
그는 "그 사고가 즐거움에 대한 정의를 바꿔놓았고 그 덕에 오늘날 내가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마에는 당시 사고로 인한 흉터가 아직 크게 남아있다.
그는 얼굴의 흉터가 자신을 정의하지 못하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내가 잘하는 무언가가 있을 테니 그걸 찾아서 나를 증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7세였던 2007년 주 단위 연산 대회에 나가 3등을 차지했으며 이후 승승장구하며 2011년에는 스피드 연산대회에서 우승했다.
이후에는 전국 대회에 인도 대표로 출전해 상을 휩쓸며 4차례나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세계 기록에 도전할 때면 마치 내 주위 세상이 느려지는 것 같다. 영화 '더 플래시'를 보면 주인공이 달릴 때 주변은 모두 흐릿해지지 않느냐"면서 "이런 속도로 복잡한 문제들을 풀 때 극도로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수학 공포증"을 없애는 목표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수학에 대한 이런 부정적 감정이 계산을 해야 할 상황을 피하게끔 하고, 인생의 선택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고 싶다는 것이다.
2018년 연산 게임을 통해 인지능력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수학을 멋지고 도전적이면서 흥미롭게 느끼도록 만들자는 목적으로 교육 단체를 설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인도 지방의 공립학교를 가보니 아이들은 곱셈이 덧셈의 반복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때 느낀 바가 있어 내 회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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