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 이어 노스캐롤라이나 방문…법집행 옹호하며 바이든 겨냥 "명민하지 않아"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대선 주요 경합주의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 인종차별 항의 시위자를 폭도로 비난하고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명민하지 않다고 깎아내렸다.
전날에도 경합주인 위스콘신주를 방문한데 이어 대선에서 격전이 예상되는 지역을 이틀 연속 찾아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5주년을 맞아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항구도시 윌밍턴을 미국 최초의 '2차 대전 유산 도시'로 지정한 것을 기념해 가진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년 최소 미국의 도시 한 곳을 2차 대전 유산 도시로 지정하는 법안에 작년 서명했다. 이날은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항복한 날이며 윌밍턴은 2차 대전 때 군함 등 선박 243척을 건조한 곳이다.
그는 "이번 지정으로 미국에서 과거를 허물지 않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선언한다"며 "우리는 영웅들을 기린다. 유산을 소중히 여긴다. 역사를 보존한다. 그리고 미래를 건설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언급, "미국의 전사들은 국내에서 폭도들이 우리의 자유를 짓밟는 것을 보기 위해 해외에서 파시즘과 압제를 물리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시위대를 겨냥, "이 사람들은 하나만 안다. 그것은 힘이다. 그게 그들이 아는 전부"라고 비난했다. 또 "미국에서 우리는 어떤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 양상으로 번진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위를 거론하며 "우리는 법의 지배를 옹호하고 모든 아이를 위해 아메리칸 드림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연설 도중 올해 97세인 참전용사 허셜 윌리엄스를 거론, "100% 명민하다(sharp)"고 치켜세운 뒤 바이든을 겨냥, "나는 그렇게 명민하지 않은 78세의 인물을 안다"고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졸린 조'라고 공격해온 바이든 후보는 1942년 11월20일생(미국 나이 77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행위에 숨진 후 번진 시위의 폭력성을 부각해왔다. 그는 노예제 옹호 전력이 있는 인물에 대한 동상 파괴 등의 시도를 급진 좌파의 행위로 규정, 미국과 역사를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날 윌밍턴 공항에 도착해선 지지자들에게 이번 대선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우리는 큰 문제가 있는 사람들과 맞서고 있다. 그들은 완전히 미쳤다. 나라를 지켜야 하고 바이든은 전혀 모른다"고 바이든 진영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이끄는 도시에서 폭력 시위가 만연한다고 비난하며 법과 질서를 강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해왔다.
농업 중심지인 노스캐롤라이나는 최근 주요 도시가 발전해 청년과 소수인종 등 민주당 지지층이 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3.6%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지난달 말 공화당 전당대회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렸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샬럿과 인근 밀스 리버를 찾아 연설하는 등 표심 공략에 공을 들였다. 그는 전날에도 역시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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