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vs 시카고, 총격 많이 날 곳 찾기' 내기 걸게 한 미 술집

입력 2020-09-03 08:38  

'뉴욕 vs 시카고, 총격 많이 날 곳 찾기' 내기 걸게 한 미 술집
이번주 노동절 연휴중 발생 건수 대상…영업정지 위기 몰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이번 노동절 연휴에 뉴욕과 시카고, 어느 곳에서 더 많은 총격 사건이 벌어질까."
미국의 한 술집이 손님들에게 무모한 경쟁을 붙였다가 영업 정지 위기에 처했다.
뉴욕 롱아일랜드 팻초그의 술집 '클리프턴'(The Cliffton)은 최근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2장의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을 촉발하면서 경찰 수사 대상까지 됐다고 2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뉴욕 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문제의 사진은 클리프턴 측이 매장 출입문 앞에 붙여 둔 A4용지 1장을 확대해 찍은 것이다.
사진 속에는 만성적인 총기사고로 몸살을 앓는 뉴욕과 시카고에서 오는 노동절 연휴(5일~7일)에 각각 몇 건의 총격이 발생할지 예측해 내기를 걸도록 한 도표와 게임 수칙이 적혀있다.
사진에는 "총격을 시작하자"라는 캡션도 달렸다.
마치 프로스포츠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맞추기 게임 같다.
표 맨 위에는 '2020 뉴욕시 대 시카고 노동절 연휴 총격 건수 맞추기'라는 타이틀이 붙어있고, 가로축에는 더블라지오(뉴욕 시장), 세로축에는 라이트풋(시카고 시장) 이름이 적혀있다.
표 왼쪽 하단에는 '노동절 연휴 기간의 정의는 5일 오전 0시 1분부터 7일 오후 11시 59분 사이', '뉴욕시 총격은 뉴욕타임스, 시카고 총격은 시카고 트리뷴 보도 기준' 등의 설명과 함께 점수 산정 기준을 적어놓았다.
우승자는 상금을 받게 된다.
뉴욕주 주류국(SLA)은 "이런 내기는 건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주류 규제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뉴욕주 주류법이 "극히 제한된 일부를 제외하고 주류 면허 시설 내 도박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클리프턴 측이 조사를 거부했으며, 이 자체가 주류 면허 취소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팻초그 시장인 폴 폰티에리는 "얼마나 많은 수의 사람이 죽는지에 내기를 거는 것은 상상 밖의 일"이라며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이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팻초그 상공회의소장인 데이비드 케네디는 현지 신문에 "클리프턴 소유주에게 해당 내기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트리뷴은 "뉴욕과 시카고뿐 아니라 미국 전역 도시에서 지난여름 총격 사건이 급증했으나, 원인은 불분명하다"면서 기록적 수준의 실업률, 코로나19 팬데믹, 자택 대피령에 따른 스트레스, 날씨 등이 복합적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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