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에게 앱이 활동 추적하게 허용할지 선택권…페이스북 "광고매출 반토막" 우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애플이 올가을 아이폰 운영체제 iOS에 적용하려던 강화된 사생활 보호 기능 도입을 내년 초까지 연기하기로 했다고 경제매체 CN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이날 페이스북과 다른 모바일 광고주들이 이용자의 모바일 활동을 추적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iOS 기능의 변경을 내년 초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지난 6월 올가을 도입될 iOS 14에 이런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페이스북은 강화된 아이폰의 사생활 보호 기능이 대표 수입원인 광고 매출을 반토막 낼 수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는데 애플이 이의 도입을 늦추기로 한 것이다.
애플은 광고주들을 위해 기기마다 고유한 식별자(identifier)인 IDFA를 부여하고 광고주들은 이를 활용해 아이폰·아이패드 이용자들의 검색 활동·앱(응용프로그램) 이용 기록 등을 추적해 맞춤형 광고를 보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애플은 그러나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강화해 아이폰 이용자들이 어떤 앱을 처음 열었을 때 그 앱이 IDFA에 접근하도록 허용할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애플은 이날 "우리는 앱이 이용자들의 활동을 추적할지 말지를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개발자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 내년 초부터 앱이 이용자들을 추적할 때 승인을 얻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앱 개발자들이 이런 변화에 대비할 시간을 더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다른 모바일 광고주들은 이렇게 하면 이용자들이 자신의 활동 기록을 공유하지 않는 쪽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광고 업계에는 큰 변화다.
페이스북은 최근 자체 시험 결과 이런 맞춤형 광고 기능이 삭제된 이후 맞춤형 광고 프로그램 '오디언스 네트워크'를 통한 광고 매출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PMG의 저스틴 스카버러는 "그것(강화된 사생활 보호 기능)은 인터넷에서 흔히 보는 동의 문구인 '추적당하는 데 동의하십니까'와 아주 비슷할 것"이라며 "(인터넷에서) 이에 동의한다는 비율은 상당히 낮고 우리는 모바일에서도 아주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새 기능의 도입이 광고업계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사생활 보호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애플은 사생활 보호를 아이폰·아이패드·맥의 차별화된 특징으로 홍보하고 있다.
모바일 마케팅 업체 애드콜로니의 맷 버래시는 앞으로 많은 앱 개발자·제공업자들이 더 적은 데이터를 가지고도 차질 없이 광고로 운영되는 앱을 계속 유지할 방법을 찾아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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