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분담금도 밀렸는데…인도네시아서 T-50i 조종사 사망사고

입력 2020-09-04 15:37   수정 2020-09-04 15:38

KF-X분담금도 밀렸는데…인도네시아서 T-50i 조종사 사망사고
8월 10일 이륙 중 미끄러져…2015년 족자 에어쇼 추락사고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한국과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KF-X/IF-X) 분담금 5천억원을 연체한 가운데 한국에서 수입한 T-50i 고등훈련기 사고로 현지인 조종사가 목숨을 잃었다.



4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공군은 룰룩 뜨구 프라보워 중령(38)이 지난달 10일 오후 1시께 동부 자바 마제탄군의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T-50i 훈련기를 몰고 이륙하다 사고를 당해 입원치료 중 숨져 이달 2일 장례를 치렀다고 밝혔다.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룰룩 중령은 소령 신분으로 사고를 당해 중령으로 1계급 추서를 받았다. 유족은 아내와 두 자녀가 있다.
인도네시아 공군은 사고 경위와 관련해 "T-50i 훈련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져 이륙하지 못했다"고만 밝히고, 파손 정도 등 구체적 경위나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사고 발생 당시 현지 공군은 "조종사 두 명이 부상했다. 훈련기가 미끄러지면서 심하게 파손됐다"며 사고 원인 조사 착수 사실을 알렸다. 기체결함과 조종사 실수 등 지금까지 추정되는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T-50i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T-50의 인도네시아 수출형 항공기로, 초음속 고등훈련기 겸 경공격기로 쓰인다.
인도네시아는 KAI와 2011년 T-50i 16대를 4억 달러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13년 인도받았다.
인도네시아 공군이 2015년 12월 20일 중부 자바 족자카르타에서 열린 '2015 족자 에어쇼'에서 T-50i을 대중에 선보였다가 수직으로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졌다.
현지 매체들은 룰룩 중령 사망 소식을 전하며 "한국산 T-50i가 추락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2015년 추락사고 원인은 기술적 오류 또는 조종사 실수로 결론 났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잇달아 군 항공기가 추락하면서 무기체계 중에서도 항공기 부문에 관심이 쏠린 상태다.
올해 6월 6일 중부 자바 스마랑 인근에서 러시아산 육군 소속 MI-17 헬기가 비행 훈련을 하던 중 추락해 군인 4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같은 달 15일에는 수마트라섬 리아우주에서 공군 소속 영국산 호크 전투기(MK.209)가 훈련 중 주택가에 추락해 주택 세 채를 파손했다.
인도네시아가 한국과 2015년부터 8조7천억원의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6년까지 차세대 전투기(KF-X/IF-X)를 공동개발하는 사업의 경우 2017년 하반기부터 분담금 납부를 중단했고, 경남 사천 KAI에 파견돼 있던 기술진 114명을 올해 3월 인도네시아로 귀국시킨 상태다.
인도네시아는 대우조선해양에 추가로 주문한 1천400t급 잠수함 3척(1조1천여억원)과 관련해서도 계약금 납입 등의 진행이 멈췄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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