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퇴임 전에 재임 중 완성하지 못한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새로운 안보 전략을 연내에 매듭짓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5일 일본 정부와 여당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미사일 저지 안보 정책의 새로운 방침'에 관한 결론을 연내에 낸다고 명기한 담화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일본 정부는 2017년 말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지상배치형 탄도 미사일 요격 체계인 미국산 이지스 어쇼어 2기 도입을 결정하고 아키타(秋田)현과 야마구치(山口)현 등에 배치를 추진하다가 지난 6월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갑자기 배치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아베 총리는 이지스 어쇼어 대체 방안과 더불어 새로운 미사일 방어 전략의 하나로 느닷없이 위헌 소지가 있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문제를 거론했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폭격기나 순항 크루즈미사일을 사용해 탄도 미사일 발사 기지 등 적의 기지를 타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분쟁해결 수단으로서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일본 헌법 제9조에 기반을 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아베 총리의 발언을 이어받아 '미사일 방어검토팀'을 가동해 '상대(적) 영역 안에서도 탄도미사일 등을 저지하는 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 미사일 방어전략을 마련해 아베 총리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그간 4차례의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 아베 총리는 지난달 28일 갑자기 신병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을 맞았고, 오는 16일 후임 총리가 취임할 예정이어서 아베 총리 주도의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게 됐다.
결국 아베 총리는 후임자가 논의를 이어가 연내에 결론을 내도록 못을 박아 놓는 담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거치지 않는 형식으로 발표될 이 담화에는 적 기지 공격 능력이란 표현을 대체하는 다른 표현이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선제공격을 한다는 인상을 주는 '적 기지 공격 능력'이란 표현이 전수방위 원칙을 훼손한다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는 "연내에 내는 결론은 예스(Yes)일 수도, 노(No)일 수도 있다"며 적기지 공격능력을 보유할지의 판단을 차기 내각에 넘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보국장은 지난 4일 전화 협의를 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미사일 방어와 관련한 새 안보정책 방향을 연내에 구체화해 중기 방위전략인 '방위대강'과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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