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표 "EU 예속국가 안될 것…미래관계 협상 '노 딜' 불사"

입력 2020-09-06 17:59  

영국 대표 "EU 예속국가 안될 것…미래관계 협상 '노 딜' 불사"
합의 관계없이 연말 전환기간 종료 방침…"EU,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캐나다 모델 선호하지만 호주 모델에도 대비…다음주 8차 협상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다음 주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8차 협상을 앞두고 '노 딜'(no deal)을 불사하겠다는 경고를 날렸다.
영국 협상 수석대표인 데이비드 프로스트 총리 유럽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메일온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EU와의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영국은 지난 1월 31일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단행했다.
영국과 EU는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로 정한 전환기간 내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만약 양측이 전환기간이 끝나는 연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게 된다.
양측은 최근 7차 협상까지 진행했지만, 공정경쟁환경(level playing field)과 영국 수역에 관한 접근권 등 핵심 이슈에 대한 간극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프로스트 보좌관은 "우리 국민 생활의 핵심 영역에서 우리 스스로 법을 통제하고, 우리 방식으로 일을 하며, 브렉시트 이후의 자유를 사용하기를 바란다는 것을 EU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EU의) '예속국가'(client state)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며 "우리 법률에 대한 통제권이라는 근본적인 것을 양보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영국을 EU 방식 하에 가두는 공정경쟁환경 조항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독립국가에 관한 것이며,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통해 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독립국가로서의 영국의 지위는 전환기간이 끝나는 올해 말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come what may)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스트 보좌관은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체결하지 못하는 이른바 '노 딜'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명백히 지난해 많은 준비가 이뤄졌고,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의 지휘 아래 다시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노 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리스 존슨 총리하의 영국 정부는 이전 테리사 메이 총리 당시와 달리 EU와의 협상에서 결코 먼저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 영국 정부처럼 협상 중요 상황에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허세를 부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EU가 메이 총리 당시 영국의 입장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다면서 "올해 우리가 하려는 것은 우리 말이 진심이고, 그들이 우리의 입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가 캐나다와 체결했던 것과 같은 자유무역협정 합의에 도달한다면 매우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호주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영국이 이에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모델의 경우 기본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기반한 느슨한 무역 관계를 갖되, 항공 등 중요한 분야에서는 별도 합의를 체결하는 방식이다.
양측이 이번 8차 협상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오는 10월 15∼16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합의안이 승인을 받을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까지 비준 절차를 마치기 위해서는 늦어도 10월 말까지는 영국과 EU가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 EU 측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최근 "더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영국 측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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