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끼 바다에 가라앉지 않도록 떠받쳤던 그 고래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새끼가 죽은 후 바다에 가라앉지 않도록 17일간 쉬지 않고 헤엄치면서 몸으로 떠받들어 진한 모성애를 나타냈던 범고래가 2년만에 다시 엄마가 됐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고래연구센터는 6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범고래 '탈레쿠아(J35)'가 지난주 새끼(J57)를 낳았다"면서 "지난 주말 이들 둘이 북태평양 동부 미국과 캐나다 연안에 있는 환드퓨카 해협에서 헤엄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CNN 방송에 따르면 탈레쿠아는 2018년 7월 태어난 지 몇시간 만에 새끼가 죽자 최소 17일 동안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섬 일대에서 자신의 몸을 이용해 새끼가 가라앉지 않도록 떠받쳤는데, 이 때 움직인 거리가 무려 1천600㎞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고래연구센터는 "탈레쿠아가 약 18개월에 달하는 임신 기간을 거쳐 새끼를 낳았다. 기쁜 소식!"이라며 "새끼는 건강하고 발달이 빠른 것으로 보인다. 수영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어미를 따라 힘차게 잘 따라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새끼는 지난 4일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어미의 자궁에 있을 때 접혀있던 새끼 범고래의 등지느러미는 생후 2일째가 되면 곧아지는데, 이번에도 이런 발달과정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고래연구센터는 지난 1일과 3일 관찰했을 당시엔 탈레쿠아가 아직 새끼를 낳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번에 새 생명이 태어남에 따라 멸종 위기에 처한 남부지역의 범고래 수는 73마리로 늘었다고 고래연구센터는 덧붙였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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