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위구르인 집단수용해 인권탄압 논란 불거진 곳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디즈니의 실사 영화 '뮬란'이 위구르인의 인권을 탄압했다는 비판을 받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7일(현지시간) 뮬란의 엔딩크레딧에 "(촬영에 협조해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를 표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재교육 수용소'를 운영하면서 위구르인을 강제로 구금해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소수민족 정책의 대표적인 전문가인 아드리안 젠즈는 중국 정부가 적어도 2013년 8월부터 재교육 수용소를 운영해왔으며 100만명에 달하는 위구르인들이 억류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젠즈 박사는 "(재교육 수용소는) 중국의 국가 선전을 주도하는 곳"이라면서 "투루판 공안국은 수용소 건설과 경비인력 고용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6월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 여성들에게 불임시술을 받거나 피임기구를 착용하도록 강제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위구르인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주장을 '가짜 뉴스'라고 일축하는 한편, 재교육 수용소가 분리주의, 테러리즘, 극단주의 등 '세 가지 악'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곳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뮬란이 촬영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젠즈는 "디즈니는 집단수용소의 그늘 밑에서 부당이득을 취한 국제기업"이라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이날 '보이콧뮬란'(#BoycottMulan)이란 해시태그와 함께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에 대한) 문화 말살 정책을 편 곳에서 영화가 촬영됐다"는 트윗을 올렸다.
세계위구르회의(WUC)도 트위터를 통해 "디즈니가 동투르키스탄에 있는 수용소 운영에 관여한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인권운동가 숀 장은 "뮬란을 촬영하는 동안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위구르인들이 수용소에 억류됐을지 모르겠다"면서 디즈니를 규탄했다.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은 "뮬란을 관람하는 것은 위구르 무슬림 집단수용을 공모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1998년 개봉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구현한 뮬란은 중국 남북조시대를 배경으로 아버지를 대신해 입대한 딸의 이야기를 그렸다.
뮬란은 개봉 전부터 주연 배우 류이페이(유역비)가 홍콩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을 지지하는 발언을 올려 비판의 대상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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