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으면 탈 나는 가려움증, 문지르기만 해도 진정된다

입력 2020-09-08 16:52  

긁으면 탈 나는 가려움증, 문지르기만 해도 진정된다
가려움증 억제 신경 경로 확인…문질러도 긁기와 같은 효과
마이애미 의대 연구진, 미 신경과학협회지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가려움증이 심하면 누구나 참지 못하고 긁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려운 데를 심하게 긁으면 피부가 손상되거나 염증으로 번지기 쉽다. 눈의 점막같이 민감한 부위를 긁으면 탈이 날 위험이 더 크다.
가려운 데를 긁지 말고 문지르기만 해도 가려움증이 진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긁기와 똑같이 문지르기(rubbing)도 가려움 억제 신경 경로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미국 마이애미대 가려움증 연구 센터의 켄트 사카이 박사팀이 수행했다.
논문은 미국 신경과학협회지(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 7일(현지시간) 실렸다.
연구팀은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면 촉발되는 가려움 완화 경로를 확인했다.
이런 피부 자극이 '소포 글루탐산 운반기'(VGLUT3+)가 활성화해, 연쇄적으로 척수 배각의 가려움 억제 중간 뉴런이 흥분하는 경로다.
과학자들은 생쥐의 피부에 화학 물질을 주입해 가려움증을 유발한 뒤 척수 배각 뉴런(dorsal horn neurons) 전기 반응을 기록했다.
배각은 척수의 감각 신호를 모으는 부위로 촉각과 가려움증에 모두 반응한다.
실제로 배각 뉴런은 생쥐의 발을 긁어줄 때 더 자주 흥분하고, 긁기를 멈추면 흥분 횟수가 줄었다.
가려움증이 덜 해지거나 피하의 촉각 뉴런을 직접 자극했을 때도 배각 뉴런의 흥분도는 떨어졌다.
그러나 피부의 감각 뉴런과 척수의 가려움 억제 중간 뉴런을 둘 다 억제하면 배각 뉴런의 흥분이 줄지 않았다.
대신 감각 뉴런을 활성화한 생쥐는 곧바로 긁기를 멈췄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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